이창용의 직설 화법, 채권시장 흔들었다…'기자간담회 효과 실증 확인'
  • 일시 : 2025-10-01 07:57:41
  • 이창용의 직설 화법, 채권시장 흔들었다…'기자간담회 효과 실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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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다른 시기보다 채권시장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의 직설적이고 명확한 화법이 시장의 민감도를 크게 끌어 올려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실증 연구 분석을 통해서 확인했다.

    1일 한국은행이 게재한 '경제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각준(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두연(성균관대 경제학과) 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감성 분석을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에서 지난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5년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의 파급 효과를 실증적으로 평가해 이처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같은 기간 총 154차례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이다.

    시세는 연합인포맥스가 제공한 1분 단위의 주식, 채권, 외환선물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40분 동안, 기자간담회 진행 중, 발표 일주일 전(Placebo) 세 시점으로 나눠 시장 변동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채권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고채 3년물 선물 가격의 변동성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평균 0.381, 기자간담회 중 0.318로 집계됐다. 이는 평상시(0.040)에 비해 7.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주식시장(KOSPI200 선물)과 선물환율은 발표 직후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지만, 간담회 중 변동성은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총재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이성태 총재 재임기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완화정책이 추진됐던 이주열 총재 시기에는 금리 발표 직후 충격이 컸다.

    그러나 이창용 총재 재임기에는 오히려 기자간담회 도중의 변동성이 더 크게 확대됐다.

    연구진은 이 총재가 취임 이후 금리 인상 기조와 관련한 경기 판단 및 향후 스탠스를 보다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 총재 시기에는 채권시장 변동성 자체가 전임 총재 시기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발언의 어조를 계량화한 지수(PCI)와 변동성 간의 상관관계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주식과 외환시장의 경우 일관된 반응은 드러나지 않았다. 일부 구간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간담회 유무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주식과 환율은 기업 실적, 해외 요인 등 복합적 변수에 좌우되기 때문에 채권시장만큼 즉각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총재 발언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계량화하고, 실제 고빈도 금융 데이터를 통해 시장 반응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자간담회 발언의 어조가 금융시장 변동성과 직접 연결되는지를 검증했다.

    연구진은 "통화정책은 금리 조정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도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명확하고 일관된 소통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정책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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