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목표 채운 '큰손' 국민연금…남은 달러 수요는 얼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올해 계획한 해외주식 매수 목표치를 거의 다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일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지만 해외채권 등과 관련한 달러화 수요는 남아 있어 국민연금발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5일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 및 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467조5천360억원, 투자 비중은 35.8%로 확인됐다.
전달 대비 투자 규모가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투자 비중도 0.6%포인트 확대됐다.
2026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말 해외주식 예상 보유 규모는 약 462조원으로 이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예상 투자 비중인 35.9%에도 근접했다.
국민연금이 단순히 계획한 투자 목표를 채우기 위해 달러화를 확보하고 해외 주식을 대거 사들일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해외채권 투자 현황에서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달러화 수요가 엿보인다.
지난 7월 말 기준 해외채권 투자 규모는 93조5천450억원으로 올해 말 예상치인 103조777억원 대비 약 10조원 부족하다. 투자 비중 역시 7.2%로 8.0%인 연말 목표치에 못 미친다.
해외채권을 10조원어치 더 사들이기 위해서는 1,400원 수준인 현재 환율로 환산했을 때 71억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달러화가 필요한 셈이다.
또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에 따르면 해외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는 ±4.0%, 전술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는 ±3.0%다.
이미 목표 비중을 달성했어도 경우에 따라 해외주식을 더 사들일 여지가 있고 이에 따라 달러화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환 헤지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매도 포지션 정리 과정에서도 달러화를 확보해야 한다.
앞서 환 헤지 중단으로 인해 청산할 매도 포지션은 3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 바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의 달러화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입을 모은다. 환율 레벨의 높고 낮음에 크게 상관없이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국민연금이 고점에서도 달러화를 샀다는 얘기가 있다"며 "기본적인 투자 스케줄만 따라가도 한 달에 20억~30억달러는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학개미의 달러화 수요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에 따른 달러화 매도가 상쇄한다"면서 "다른 나라 연금들의 달러 헤지 비율은 30~40% 정도로 많이 올랐는데 국민연금의 헤지 비율은 10% 남짓도 안 된다. 최근 달러-원 상승의 주된 배경은 국민연금"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달러화 매수는 달러-원 환율 하단을 견고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민연금 수요를 받아줄 공급 측 '큰손'의 부재가 상승 압력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이유로 거론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대만 생명 보험사들이 연금 물량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는데 최근에는 자취를 감춘 모습"이라며 "연기금의 존재감이 다시 커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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