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응축된 점프력
(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달러-원 환율은 20원가량 레벨을 높이며 가파른 상승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긴 연휴 기간의 달러화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오름세가 펼쳐질 예정이다.
달러-원 급등을 점치는 배경은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집권에 따른 엔화 약세와 프랑스 정국 불안으로 인한 유로화 하락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꾸준히 반영해왔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20.80원(MID)에 최종 호가됐는데,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00.00원) 대비 22.85원 상승한 셈이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차기 일본 총리로 낙점된 여파다.
다카이치 총재는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지출 확대, 구조 개혁이 골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본은행(BOJ)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엔화 가치가 추락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총재 선거 당시 "지금 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보라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상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총재 당선 직후에도 "재정정책이든 금융정책이든 책임을 지는 것은 정부다. 2년 연속 물가가 올랐으면 이미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에도 "구체적인 통화정책 수단은 일본은행의 소관"이라면서도 "일본은행의 결정이 정부의 경제정책과 일치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신중하게 인상하도록 압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다카이치 총재의 태도에 달러-엔 환율은 153엔 수준까지 올라 지난 2월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고 달러화를 강하게 밀어 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
프랑스 정국 불안도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임명 27일 만에 사임한 뒤 조기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자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달러-원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갭 상승 출발한 이후의 움직임이 관건인데 오름폭이 큰 만큼 추가 상승을 시도하기엔 부담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본과 프랑스의 정치 변화 이슈는 시장이 어느 정도 소화한 상황이다.
높아진 레벨에서의 당국 경계감도 상단을 가로막는다.
연휴 직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3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는데 매수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달러-원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순항 중인 것도 상단을 견고하게 만든다.
지난 8일 FTSE러셀은 예정대로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편입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달러-원 레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채권시장에 약 550억~6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상승폭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꾸준한 점은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할 예정이다.
미국은 간밤 아르헨티나 페소를 직접 매입하고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까지 체결했는데 아직 한미 간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협력은 구체화하지 않은 단계다.
한편,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주요 경제 지표는 확인할 수 없다.
미시간대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이날 발표될 뿐이다.
대신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공식 발언이 예정돼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서는데 이들 모두 올해 열리는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인사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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