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마감] 미중 갈등에 뛰고 당국 개입에 밀리고…4.80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재점화 우려로 뛰었다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오름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장 대비 4.80원 상승한 1,425.8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원은 전장 대비 9.00원 높은 1,430.00원으로 출발한 직후 1,434.00원까지 뛰었다.
이후 1,420원 후반대에 머물다가 정오 무렵 다시 1,430원선을 상향 돌파했고 당국 개입에 1,420원 중후반대로 밀려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달러-원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맞불을 놨다.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치킨 게임을 벌이던 양국이 지난 5월 관세 전쟁을 중단하고 휴전에 접어들었으나 다시 전운이 감돌자 위험 자산 회피 움직임이 확산했고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시장을 달래기 위해 나섰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출회해 상단을 제한했으나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 매도세 등은 달러-원 상방 재료로 작용해 달러-원을 1,430원선 위로 밀어 올렸다.
이에 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 개입이란 칼을 빼 들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1,420원 후반대로 밀려난 달러-원은 당국 실개입 경계감 속에 오름폭을 꾸준히 반납해 장중 1,423.60원까지 미끄러졌고 레벨을 소폭 높이며 장을 끝냈다.
연일 이어진 가파른 상승 흐름에 장 초반 딜 미스(거래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개장 직후 전장 대비 약 90원 낮은 1,330원대 거래가 다수 체결됐는데 빅피겨(큰 자릿수)를 잘못 입력한 결과로 해당 거래는 모두 취소됐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국과 통화스와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으로부터 "우리 외환시장 상황으로 이해하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대미 투자 금액인 3천500억달러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외환 사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난번 베선트 장관을 만났을 때 충분히 설득했다"고 전했다.
오는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할 예정인 구 부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에 베선트 장관과 만남을 조율 중이라며 미국 측에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한국이 1년에 쓸 수 있는 외환보유고는 최대 150억~20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통화선물시장에서 달러선물을 3만7천계약가량 순매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절상 고시했다.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은 전장 대비 0.0041위안(0.06%) 하락한 7.1007위안에 고시됐다.
◇ 다음 거래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당국 개입도 나왔지만 상방 압력이 꾸준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딜러는 "원화가 강세로 가기 위한 요인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며 "증시가 올라도 서학개미가 하단을 받쳐 달러-원이 잘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은행 딜러는 "개입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고 결제가 꾸준히 많다"며 "공동 구두 개입이 나와 상단이 막힐 것이므로 결제로 올라도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로 대응하기보다는 오를 때 단기적으로 매도를 시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커 섣불리 방향성 베팅을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이 상승한 가운데 전날 대비 9.00원 높은 1,43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고점은 1,434.00원, 저점은 1,423.6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10.40원을 기록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427.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19억7천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72% 하락한 3,584.55에, 코스닥은 0.12% 상승한 860.4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2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51.83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17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260달러, 달러 인덱스는 98.867을 나타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364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99.85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99.58원, 고점은 200.64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8억9천600만위안이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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