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랠리' 사라지나…내우외환에 엔저·'트위스트 스티프닝'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 증시가 국내 정치 불안과 미·중 관계 악화에 흔들리고 있다.
그간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탄생 기대감에 '다카이치 랠리'가 펼쳐졌지만, 공명당의 연정 이탈로 그 전제가 흔들린 와중에 미중 무역 마찰 재점화 우려로 대외적 위험회피 재료도 더해졌다.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개장하는 닛케이225지수가 45,000∼46,0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엔화는 추가 하락하고 채권 시장에선 '트위스트 스티프닝' 가능성이 제기됐다.
◇ 다시 고개 든 '트럼프 리스크'…미중 관세 마찰
시마미네 요시키요 도쿄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간 시장이 외면해왔던 미·중 관세 마찰 이슈가 다시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0%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해당 여파로 미국 S&P500 주가지수는 지난 10일 약 3% 급락하며 약 6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 변동에 따라 일본 증시 또한 영향을 받았다. 전일 '체육의 날' 휴장 중에도 거래된 닛케이 지수 선물은 46,5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지난 10일 종가(48,088.80) 대비 약 1,500포인트 하락한 수준을 나타냈다.
11일에는 일시적으로 4만5,100까지 밀리는 장면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닛케이 지수의 하단 지지선으로 4만5,000선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심리적 경계선이자, 단기 흐름을 반영하는 25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수준이다.
◇ 정치 불안에 '다카이치 랠리' 사라지나
특히 닛케이 지수가 다카이치가 자민당 대표로 승리하기 직전인 지난 3일 종가(45,769.50)를 밑돌 경우 '다카이치 랠리'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초 급등장에서 닛케이 5만 선 돌파를 예상했으나 지난 10일 장 마감 후 발표된 공명당의 연정 탈퇴 결정으로 시장은 다시 시나리오를 재검토하고 있다.
임시국회는 다음 주 소집될 예정으로 기본 시나리오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단독 소수 여당 정권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치카와 신이치 피크테 투자신탁 고문은 "단독 소수 정권일 경우 예산안은 물론,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도 야당과의 개별 협력이 필수적이어서 정책 추진이 매우 어렵다"며 "정치자금 문제로 인해,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 모두 자민당과 손잡는 것은 정치적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엔화, 추가 약세가 기본 시나리오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2엔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 뉴욕 시장에서 151엔 초반에 마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미·중 무역마찰이 예상만큼 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엔 매도세가 재차 강화되며 엔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치 불안에 따라 엔저·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주 급격한 엔저의 원인은 해외 헤지펀드의 엔 매수 포지션의 급격한 청산 영향으로 시장 전반의 포지션이 엔 매도 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노 텟페이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카이치 정권이 출범하든 정권교체가 일어나든, 재정·금융정책 측면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일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달러-엔 155엔 수준을 심리적 경계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 日 국채 시장, '트위스트 스티프닝' 지속 전망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은 한층 약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채권 시장에서 '트위스트 스티프닝(twist steep)'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커브 스티프닝이라고 하지만 트위스트 스티프닝은 중기채 매수세(금리 하락)와 재정 확대 우려에 따른 초장기채 매도세(금리 상승)가 동시에 나타나 수익률 곡선이 '비틀리며' 가팔라지는 경우다.
매체는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발행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러한 두 세력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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