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亞통화 중 엔화 다음 큰폭 하락…반등 가능성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10월 들어 원화 가치가 아시아 주요 통화 중 엔화 다음으로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의 경우 일본 정국 혼란과 엔저 기대라는 뚜렷한 이유가 있지만 원화는 강달러 흐름에 휘둘려 내리막을 걷는 모양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10월 들어 달러화 대비 1.71% 하락했다.
3.57% 미끄러진 엔화 다음으로 큰 낙폭이다.
같은 기간 위안화가 0.17% 하락하는 데 그쳤고 대만달러화와 싱가포르달러화는 각각 0.94%와 0.89% 떨어졌다.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0.49%와 0.50%씩 낮아진 반면, 인도 루피화는 0.03% 상승했다.
홍콩달러화도 0.03% 올랐고 베트남 동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역시 각각 0.30%와 0.15% 높아졌다.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유로화(1.44%), 영국 파운드화(1.08%), 스위스프랑화(1.01%), 캐나다달러화(0.76%), 스웨덴 크로나화(1.41%)도 원화보다 덜 빠졌다.

이처럼 원화는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 강달러 직격탄을 맞고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진행되는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관련 논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재점화할 조짐까지 보여 원화가 내리막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파른 원화 약세 속에 엔-원 재정 환율, 위안-원 환율도 요동쳤다.
엔-원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주로 100엔당 930~950원 구간에서 움직였으나 최근 엔저 기대 심화로 지난 9일 910원선까지 밀려났다. 작년 11월 이후 최저 레벨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단숨에 940원대까지 뛰며 낙폭을 대거 반납했는데 원화 약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다.
위안-원 환율은 지난 6월 말 188원대에서 저점을 찍고 꾸준히 반등하다가 지난 10일 199원대로 급등했다. 결국 전날 장중 200원 위로 올라서며 4월 이후 최고로 높아졌다.
이처럼 내리막을 걷고 있는 원화가 당장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때 덜 떨어지고 오를 때는 가파르게 뛰는 상승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1년 6개월 만에 외환 당국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서게 할 정도로 달러-원 환율의 오름세가 강한 상황이다.
하락 반전의 계기로는 성공적인 대미 투자 협상과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결정이 임박하고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주저할 경우 달러-원 하락, 즉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다시 잦아들고 일본과 프랑스의 정국 불안이 해소되면서 강달러 흐름이 되돌려져도 원화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변수들과 관련한 이벤트가 주로 이달 말에 예정돼 있으므로 월말에 다가설수록 달러-원 환율도 하락 시도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에 방문할 예정이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오는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오는 23일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이 방한하는 계기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된다.
한 은행 딜러는 "이번 달 말로 갈수록 환율이 빠질 것으로 본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금 더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 결과도 10월 말, 늦어도 연말쯤 되면 어느 정도 구체화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레벨이 다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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