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中 식용유 불매" 트럼프의 위협…주가 혼조·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급등락을 보인 끝에 혼조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이틀 연속 오른 가운데 대표지수인 S&P 500과 나스닥은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무역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급락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양국의 협상 기대감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일부 지수는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상품에 대해 중국과 교역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주가지수는 다시 상승분을 토해냈고 결국 혼조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해졌다.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국제유가의 하락 속에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BEI)은 3개월여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도가 높아진 가운데 유로도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를 압박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선 코앞까지 후퇴했다.
파월 의장의 노동시장 우려 발언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프랑스 정부가 그간 야당이 반대해온 연금 개혁의 유예를 제시하자 정국 불안 완화 기대감에 유로는 강세 압력을 받았다.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가운데 공급과잉 우려가 가세하면서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장 후반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우리는 보복 조치로서 중국과 식용유 및 기타 품목의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우리의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행위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동이라고 믿는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는 "우리는 식용유를 자체적으로 쉽게 생산할 수 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2.88포인트(0.44%) 오른 46,270.4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41포인트(0.16%) 내린 6,644.31, 나스닥종합지수는 172.91포인트(0.76%) 밀린 22,521.70에 장을 마쳤다.
정신없이 주가가 오르내리는 하루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중국과의 관계는 걱정하지 말라.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지뢰밭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이날 3대 주가지수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갭 하락으로 장을 열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무역법 301조가 중국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한국 한화오션의 미국 관련 자회사 5곳에 대해서도 제재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 여파로 S&P500 지수는 0.78%, 나스닥 지수는 1.35% 급락한 채 개장했다. 이후 위험 회피 심리에 힘이 실리면서 S&P500 지수는 -1.50%, 나스닥 지수는 -2.12%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낙폭 과대라고 인식한 듯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일직선으로 장 중 반등했다. 다우 지수는 장 중 -1.34%까지 떨어지다 0.99%까지 뛰며 장 중 변동폭이 1천 포인트를 넘기도 했다.
트럼프의 낙관적 발언에 협상 기대감도 유지는 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중국에 대해 조심해야 하고 때때로 그 관계가 시험대에 오르기도 한다"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다만 장 막판 트럼프가 중국을 겨냥해 "경제적으로 적대적 행위"라며 보복 조치로 "식용유 및 기타 품목의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 다시 투심을 짓눌렀다. S&P500 지수는 1시간여 사이에 40포인트가 상승분을 반납하는 등 시장 전체가 단기 차익실현으로 기우는 모습이었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호워스는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가 월말로 가까워지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무역 긴장을 둘러싼 종착역이 어딘지 불분명하다"며 "오늘 아침 실적 발표에서 금융 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소비자 심리가 여전히 건전해 보이지만 미중 무역 긴장이 지금 시장 심리를 움직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1.59% 떨어졌고 필수소비재는 1.72% 올랐다. 부동산과 산업, 금융도 1% 이상 상승했다.
미중 갈등에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호되게 당했다.
엔비디아는 4.4% 떨어졌고 브로드컴도 3.52% 밀렸다. 오라클도 2.93% 내림세였다. 최근 오픈AI와 대규모 계약으로 반등했던 관련주들이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일제히 내려앉았다.
반면 월마트는 4.98% 뛰며 소비심리 개선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도 필수소비재는 수요가 여전히 강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있다.
은행주는 투심이 엇갈렸다.
JP모건체이스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 가까이 내렸다. 예상을 웃돈 실적이었으나 자동차 대출회사에 대한 투자를 손실 처리하는 등 경제 불안 요소가 부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 이상 오른 반면 골드만삭스는 양호한 실적에도 3.61% 내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비둘기파적인 면을 드러냈다.
파월은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9월 회의에서 정책 기조를 보다 중립적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도 공개 발언에서 "올해가 끝나기 전에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작년 12월부터 이미 올해 안에 총 75bp의 금리인하를 반영해왔고 그 일정은 9월 회의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93.7%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엔 95.5%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78포인트(9.35%) 뛴 20.81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10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2.80bp 내린 4.023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4770%로 같은 기간 4.7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240%로 1.10b 낮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2.70bp에서 54.60bp로 벌어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전날은 뉴욕 채권시장은 '콜럼버스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위험회피 분위기 속에 미 국채금리는 내림세로 뉴욕 장에 진입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유럽 거래에서 4.001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미국 무역법 301조가 중국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며 한화그룹의 조선·해운 계열사인 미국법인 5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 거래가 본격화한 뒤에는 위험선호 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반등 양상을 보였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형은행들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다우지수는 1%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점심 무렵 파월 의장이 등장하자 흐름은 다시 변했다.
파월 의장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 연설에서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연준은 위험 균형에 대한 평가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몇 달 내에 양적긴축(QT)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설 후 대담에서 "구인 감소가 실업률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위치에 있다"면서 "실업률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준 것은 아니지만 이달 추가 금리 인하는 거의 굳어졌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스의 줄리아 코로나도 설립자는 "10월 금리 인하는 이미 결정됐다"면서 "노동시장에 여전히 하방 위험이 있다는 시각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MAI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그리산티 수석 시장 전략가는 "파월 연설은 내가 예상보다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면서 "획기적인 발언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고용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에 반영된 10년 BEI는 장중 2.30% 부근까지 낮아졌다. 지난 7월 초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48bp 남짓을 나타냈다. 연말까지 한 번의 금리 인하는 확실하고, 두 번 인하 가능성은 90% 초반대 정도라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7분께 연준이 이달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96.7%로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3.3%에 그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1.687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2.324엔보다 0.637엔(0.418%)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057달러로 전장 대비 0.00395달러(0.342%) 높아졌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연금 개혁의 유예를 제안했다. 긴축적인 예산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한 조치다.
이에 프랑스 국채 금리는 크게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1615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나티시스의 금리 전략가인 테이필 러그랑은 "정치적 안정성이 중기적인 재정 위험보다 스프레드에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99.042로 전장보다 0.246포인트(0.248%) 하락했다.
미국은 이날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 중국 국적 선박에 대해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미국 국적 선박 등에 특별 항만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장 후반 중국과 식용유 등 기타 품목에 대해서도 교역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달러에 약세 압력을 줬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은 8월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농업 고용 증가세는 급격하게 둔화했다"면서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콘퍼런스보드(CB)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레나 슐랴트예바는 "연준의 고용 안정 목표와 관련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단기적으로 연준의 의사결정을 이끌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99선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는 14일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인력 감축(RIF)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256달러로 전장보다 0.00052달러(0.039%) 내려갔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8월 실업률은 4.8%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시장 예상치 4.7%를 상회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도이체방크의 영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산제이 라자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노동시장 내 슬랙(유휴 자원)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의 앨런 테일러 통화정책위원은 영국의 경제가 내년에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도 노동시장 악화를 우려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8009스위스프랑으로 전장보다 0.0033스위스프랑(0.410%)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398위안으로 0.0025위안(0.035%) 소폭 올랐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79달러(1.33%) 내린 배럴당 58.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초순 이후 최저치다.
WTI는 한때 3% 남짓 급락하기도 했으나 뉴욕 장 들어 위험선호 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낙폭을 크게 축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적인 제스쳐로 전날 수그러들었던 미·중 긴장감이 중국의 추가 조치로 되살아났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미국 무역법 301조가 중국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며 한화그룹의 조선·해운 계열사인 미국법인 5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원유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하루 400만배럴 정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400만배럴은 글로벌 수요의 4%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지난달 전망치 하루 330만배럴에서 크게 상향된 것이다.
IEA는 "원유 소비는 2025년 남은 기간과 2026년에 걸쳐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두 해 모두 연간 하루 약 70만배럴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역사적 추세를 훨씬 밑돈다"고 설명했다.
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최근 미·중 갈등도 원유 가격에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갈등이 지속될 경우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j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