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구두개입에도 달러-원 하향 안정세 낙관 어려운 이유는
  • 일시 : 2025-10-15 09:07:41
  • 외환당국 구두개입에도 달러-원 하향 안정세 낙관 어려운 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외환당국의 이례적 구두개입에도 다시 1,430원대를 넘나들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이 환율의 쏠림과 변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지만 글로벌 달러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환율 하락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최근 원화가 약세가 두드러졌지만, 근저에는 달러화 강세라는 구조적 요인이 깔려있다. 달러화가 꺾이지 않는다면 달러-원 환율의 뚜렷한 하향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 등 주요 통화 모두 달러화에 대해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9월 중순 96.212에서 저점을 찍은 뒤 최근 99선 초반대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1,375원 수준에서 1,435원까지 상승했다. 달러화가 3.3% 오르는 동안 원화 가치는 4.4% 하락한 셈이다.

    당국 개입을 통해 상단이 훌쩍 높아질 가능성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환율 상승에 대한 경계심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정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당국 구두개입 여파를 소화하며 장중 1,425.6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제재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위험회피 심리에 1,430원대를 회복했다.

    런던장에서는 달러 인덱스가 99.4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나타내자 달러-원 환율도 1,435.50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 5월 2일 기록한 1,440.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국 구두개입 효과로 제재 소식이 나오기 전만 해도 환율은 1,420원 중반대에서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미중 갈등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환율의 방향을 위쪽으로 돌려놨다.

    달러 인덱스 역시 99.4선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 상승이 부추겨졌다.

    앞서 지난 2024년 4월 중순 당국의 구두개입 당시에는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이후 환율도 단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린 바 있다.

    당시 환율은 약 19 영업일 동안 50원가량 하락했다. 해당 분기 3개월 동안 달러 순매도 규모도 무려 58억달러에 달해 상당한 달러 매도개입이 단행됐음을 알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그 당시 미국 달러화 지수가 하락하면서 대외적인 환율 하향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현재는 한미 관세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어서 향후 이 부분이 환율 경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라는 달러 환전 실수요 역시 계속해서 환율 하락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2조5천억원에 달한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최근 환율 상승에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과 강한 해외투자 수요 등 원화 약세 요인의 영향이 크지만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의 달러 매수 흐름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순매도 규모는 약 9만5천계약(약 9억5천만달러)에 달한다.

    해당 전문가는 "외국인의 투기적 흐름이 환율 상승을 주도할 경우에는 구두개입의 효과가 작지 않을 수 있으나 내국인의 리얼머니가 주도하는 여건에서는 환율 조정 효과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원화에 대해서는 3천500억달러 대미투자 패키지가 마련될 때까지 웬만해선 원화를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말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한미 정상회담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나 그 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협상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크게 환율이 안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미 투자 패키지 말고도 미중 갈등 도화선이 돼 환율이 1,430원대로 올랐기 때문에 이 이슈가 해결돼야 환율이 다시 아래 쪽으로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의 오재영 애널리스트는 "아직 대미투자 관련 세부사항이 결정된 바가 없어 현재 레벨에서 협상 추이를 주시하며 한동안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나, 국내적 요인 외에도 미국-중국과의 관세 협상도 원화에는 추가적인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지금 레벨보다 환율이 오르면 1,450원대, 그리고 작년 말과 올해 초 고점이었던 1,480원대까지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2025.10.14 seephoto@yna.co.kr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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