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로 밀린 한미 통화스와프…달러-원 영향은
  • 일시 : 2025-10-21 09:13:28
  • 후순위로 밀린 한미 통화스와프…달러-원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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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공동취재] sab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3천500억달러 대미투자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미국이 그간 첨예하게 갈렸던 쟁점을 좁혀가면서 타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양국간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어 달러-원 환율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통화스와프 체결을 두고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차선책으로 거론되던 미 재무부와의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도 "검토한 적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현재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17.10원까지 저점을 내렸으나, 장 마감 이후 이창용 총재의 발언이 일부 반영되면서 1,420원 초반대로 레벨을 되돌렸다.

    이 총재는 전날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미 투자 해법으로 거론된 한은과 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 논의와 관련, "한은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과 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냐"는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르헨티나와 같은 사례를 말하는 것 같은데, 통화스와프는 단기 유동성 목적인 만큼 장기투자나 이런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많은 말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박정훈 의원(국민의힘) 질문에는 "이런 옵션들(무제한·재무부 통화스와프 등)이 지금 왜 논의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말씀하신 (무제한 통화스와프 관련) 여러 부작용 때문에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 속 지난 15일부터 4거래일간 1,410원~1,420원대에서 변동성이 제한된 흐름을 보였다.

    이를 두고 시장 참가가들은 이 총재의 발언이 통화스와프 기대를 일부 누그러뜨리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재료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국제화된 통화에 대해서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만, 널리 통용되지 않는 통화는 반드시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조치를 내린다"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통화에 대해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여전히 한국 원화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한미 관세협상 이슈가 봉합을 이루지 않으면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총재의 발언처럼 통화스와프 주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라며 "연준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려면 경제적 필요성이 명확히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는 대미 투자 자금 조달 문제로 유동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보니 연준도 명분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러한 부분을 이 총재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장 마감 이후 통화스와프에 대한 실망감이 환율에 일부 반영되면서 조금 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당장 통화스와프 해법을 검토하지 않더라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 해당 의제가 다시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열어뒀다.

    이달 31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전후로 한미 관세협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즉, APEC 이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돼 환율에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의 중론이다.

    하나은행은 FX보고서에서 "전날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한은의 신중한 스탠스가 예상되는 부분은 원화 가치를 지지한다"면서도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에 따른 관망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의 하단이 지지를 받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스와프 체결 없이 3천500억달러를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하는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달러 수요가 급증해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겠다"면서도 "다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향후 어떠한 옵션을 선택할지, 그리고 미국 정부 측에서 최근 언급한 원화 계좌 개설 및 투자 여부가 확실해져야 환율의 방향이 판가름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불확실성만으로 원화가 약세 압력을 많이 받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검토한 적이 없다는 한은 총재의 발언이 일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통화스와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인해) 환율의 상방 압력이 커졌다기보다는, 1,430원대에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온 만큼 어느 정도 상방이 제한된 상황에서 하락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당분간 1,410원~1,420원 레인지에서 달러-원이 움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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