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KP물 인기…역대 최저 스프레드 계속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P물) 시장이 나날이 몸값을 높이고 있다.
KP물 시장은 미국 국채금리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차츰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이 드러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발행물이 계속해서 사상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 기록을 이어가면서 활황을 드러냈다.
최근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은 미국 국채와의 격차를 10bp대까지 좁힌 데다 유통시장에서의 스프레드도 더욱 낮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GS칼텍스에 외평채까지…달리는 KP물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모 달러채 시장에서 KP물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발행 시장을 찾기만 하면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경신하면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이번 주에만 GS칼텍스(무디스 기준 'Baa1')와 정부가 시장을 찾았다.
지난주 하나은행과 KCC의 미국 자회사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가 각각 6억달러, 7억달러(KB국민은행 보증)의 글로벌본드(144A/RegS) 찍은 데 이어 조달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21일 GS칼텍스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35억달러의 주문을 확보해 KP물 활황 기세를 이어갔다.
발행액인 3억달러의 10배 이상의 수요가 몰린 셈이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채금리에 77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를 115bp를 설정했으나 인기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이로써 GS칼텍스는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했다.
이는 올해 발행한 동일 만기의 BBB급 KP물로는 역대 최저 스프레드이기도 하다.
앞선 조달이었던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GS칼텍스는 동일 만기의 달러채를 미국 국채금리 대비 세자릿수 높은 수준으로 찍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다.
하반기 들어 KP물 발행사들은 시장을 찾기만 하면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해 시간을 거듭할수록 몸값이 더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서 크레디트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물의 인기는 유독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GS칼텍스의 경우 유사한 등급의 미국 정유사 채권과 비교해도 상당한 성과였다는 후문이다.
뒤이어 우리 정부('Aa2')의 외평채가 KP물 입지를 더욱 높였다.
정부는 지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달러화 외평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나섰다.
이틀간 투자 수요를 모집하는 정부·국제기구·기관(SSA) 방식으로 초우량 투자자를 겨냥했다.
북빌딩 결과 10억달러의 5년물 FXD를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17bp 더해 찍기로 했다. IPG는 22bp 수준이었다.
동시에 1천1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조달에도 나서 이종통화 채권도 발행했다.
KP물이 5년물 기준 미국 국채금리와의 격차를 10bp대까지 좁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9월 한국산업은행('Aa2')과 한국수출입은행('Aa2')이 잇따라 20bp대까지 격차를 축소하면서 국책은행으로는 최저 스프레드를 경신했었다.
이어 외평채가 스프레드 저점을 더욱 낮추면서 한국물 전반의 몸값을 끌어올렸다.
◇부담 상쇄하는 '유동성의 힘'…호조 속 불안감도
앞서 KP물 스프레드가 연이어 저점을 낮추면서 차츰 투자자들의 가격 저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활황 속에서 매수 열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이어가면서 한동안 KP물 시장에도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이 살짝 드러나는 듯했으나 다시 분위기가 고조됐다"며 "그동안 KP물 상환을 둘러싼 리스크가 사실상 없었던 만큼 시장 변동성이 있어도 오히려 KP물을 매수하자는 심리가 작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평채의 경우 SSA 시장 개척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SSA 발행물의 경우 가격에 민감한 자산운용사나 일반 은행이 아닌, 중앙은행 등의 초우량 투자자가 매수한다는 점에서 스프레드 부담에서 비교적 비껴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달러화 외평채는 SSA 방식으로 발행하고 있다.
한국물의 인기는 유통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GS칼텍스와 외평채 모두 발행 직후 시장에서 스프레드를 더욱 낮추며 몸값을 더 높였다.
외평채의 경우 전일 10bp 초반대까지 거래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감과 미국 사모 대출 시장 불안 등 대내외 여건이 흔들리고 있지만 글로벌 채권 시장과 한국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대미 투자의 경우 달러-원 환율 시장이 출렁이는 것과 달리,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는 크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 명확한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터라 KP물 매수세를 꺾을 요소로는 작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부실 대출 사태가 촉발한 미국 신용시장 우려 영향 역시 제한적이다.
현지 중소은행 등의 크레디트물에 국한해 리스크 프리미엄이 부과되고 있을 뿐 대형은행과 이외 해외 크레디트물로의 확산 조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KP물 발행세는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 135일룰 등으로 달러채 발행이 제한된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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