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인내심이 필요한 때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28일 달러-원 환율은 1,430원 초반대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최대 이슈인 한미, 미중 정상회담과 논의 테이블에 오를 무역 협의를 의식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협상은 길어질 조짐을 보이는 반면 미국과 중국 간 논의는 윤곽을 드러내 양방향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 한미 관세 협상은 29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대미 투자 패키지의 주요 내용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아직 교착 상태라고 밝혔고,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마무리 단계지만 조율할 사안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적인 틀은 마련했지만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며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미 협상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불확실성은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규모의 달러화 수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서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30일 예정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이견을 좁힌 모양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은 100%로 예고한 대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향이다.
이미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양국이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농산물 무역, 펜타닐 관세 등 주요 이슈까지 포함한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처럼 굵직한 사안일수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므로 상황을 섣불리 낙관할 수도, 반대로 비관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장기화할 것 같은 한미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이견을 좁힌 것 같은 미중 협상에서 파열음이 나오게 될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방향성 베팅을 자제할 공산이 크다.
이럴 땐 주요 통화 움직임이나 수급이 장중 달러-원 움직임을 좌우할 수 있다.
엔화 약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조금 진정되는 추세는 달러-원 하락 시도를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상승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상황 역시 달러-원 하락 재료다.
간밤 뉴욕 증시 역시 신고점을 새로 쓰며 '불장'을 이어간 것은 아시아 증시 강세장과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게 한다.
월말을 맞아 출회하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하방 압력을 더할 수 있으나 꾸준히 유입되는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는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견고한 하단 인식 역시 과감한 하락 시도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개장 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 성적표를 확인하고 한국은행 정책 경로도 가늠할 계기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한 한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줄어들 경우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현재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97.3%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70원 높은 1,43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30.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9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31.70원) 대비 0.65원 상승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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