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피 랠리에도 한국 떠나 미국 간 개미…"환율에도 영향"
9월·10월 코스피 순매도 키운 개인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코스피가 지난 두 달간 가파르게 오르며 4,000시대를 열어가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한국 증시를 떠나 미국 시장으로 옮겨갔다. 리테일 자금의 이동이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로 하락한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왔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날 4,042.83으로 마감하며 4,000시대를 열었다. 지난 8월 마지막 거래일 종가(3,186.01)보다 26.9% 오른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 4월에 미국 관세발(發) 폭락을 겪은 이후 6월 말까지 랠리를 펼쳤고, 이후 7월과 8월에는 3,200선을 오르내리며 박스권 장세를 보였다. 일각에서 코스피가 관세충격으로 하반기에 보합권에서 움직이다가 내년에야 상승한다고 관측했으나, 지수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파죽지세를 보이며 4,000선을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두 달간의 강세장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시장별(화면번호 3304)에 따르면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천16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개인은 9월과 10월에 순매도 규모를 키웠다. 9월에만 약 10조4천85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10월에는 약 8조7천48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국 주식을 판 개인은 미국 주식을 찾았다. 연합인포맥스가 분석한 결과, 개인이 지난 9월과 10월에 각각 약 31억8천400만달러(약 4조5천642억원), 60억7천900만달러(약 8조7천142억원)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월별로 30~40억달러가량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지난 5월과 6월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7월과 8월에는 6~7억달러가량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미국 주식에 적극적이지 않던 개인이 한국 증시가 치솟던 9월과 10월에 오히려 미국을 찾았다.
개인의 탈(脫)한국은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개인이 이달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21.14%)·LG에너지솔루션(40.83%)·두산에너빌리티(30.21%)·LG화학(44.29%) 순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 1개월간 모두 폭발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이 한 달간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아이온큐(-2.27%)·엔비디아(5.30%)·아이리스 에너지(41.50%)·비트마인(0.92%) 등이었다. 개인이 투자한 미국 종목의 1개월 수익률은 국내 주식보다 부진했다.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리테일 자금이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달러당 1,402.90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전날 2.05% 상승한 1,431.70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장중에는 1,441.50원까지 치솟았다.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를 유발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달러화 수요와 미국 주식 투자도 환율 레벨을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높은 한국 주식 수익률에도 원화가 부진한 배경으로 리테일 자금의 이동을 꼽으며 "한국에서 미국 주식으로 자금 유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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