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빠져나온 터널, 원화 분위기 업
  • 일시 : 2025-10-30 07:49:49
  • [신윤우의 외환분석] 빠져나온 터널, 원화 분위기 업



    (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달러-원 환율은 1,420원대에서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한미 관세 협상의 극적인 타결로 모처럼 만에 확연한 원화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줄다리기를 끝내고 합의를 봤다.

    양국은 약속한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중 일부는 직접 투자를 하되 분할해 투자하는 방향에는 동의했으나 구체적인 직접 투자 규모와 분할 기간을 두고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협상이 장기화하며 긴 터널에 진입할 조짐이 보였으나 집요한 설득에 미국 측이 우리 측 요청을 상당 부분 받아줘 합의가 급물살을 탄 모습이다.

    양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2천억달러는 현금 투자로, 1천500억달러는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인 조선업 투자에 쓰기로 했다.

    시장을 안도하게 하는 포인트는 현금 투자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설정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또 투자 자금은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외화자산의 배당이나 이자 등 수익을 활용해 조달할 예정이어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고 의약품과 목재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항공기 부품과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 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해서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같은 전격적인 합의로 그간 원화를 짓눌러온 주된 요인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좀처럼 아래를 바라보지 못했던 달러-원이 방향을 틀 명분이 마련된 것이다.

    1,400원대 진입 이후 점차 강해진 상승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하락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정상회담은 달러-원 하락세를 가속화할 수 있는 대형 이벤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부산에서 6년여 만에 대좌한다.

    회담 전 분위기는 상당히 우호적이다. 고위급 사전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프레임워크가 이미 마련됐는데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은 100%로 예고한 대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향이다.

    양국이 다음 달로 끝나는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농산물 무역, 펜타닐 관세 등 주요 이슈까지 포함한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현재 20%인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춰주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상회담 결과가 만족스러울 것이란 전망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무역 갈등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하면 위험 선호 움직임이 힘을 받아 달러-원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준 금리 인하와 이로 인한 달러화 반등은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간밤 연준은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3.75~4.00%로 25bp 인하했다.

    아울러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긴축(QT)을 중단하기로 했는데 시작 시점은 오는 12월부터다. 이때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은 모두 재투자된다.

    이처럼 연준은 통화완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면서도 강한 매파 신호를 발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에 대해 기정사실이 아니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예상외 매파 시그널에 달러 인덱스는 99대로 뛰어오르며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 이는 달러-원 하단을 떠받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말을 맞아 출회할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달러-원 하락 재료지만 꾸준한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는 하단 지지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도 지켜볼 일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이틀 동안 주식을 1조7천억원어치 이상 내던졌는데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원 낙폭이 축소될 수 있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0.70원 하락한 1,4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24.6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31.70원) 대비 5.30원 하락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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