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AI 고평가' 우려에 위험회피…주식↓·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은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고 차익실현 수요도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우세했다.
미국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블랙웰'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고 거듭 확인하자 엔비디아 주가는 4% 가까이 하락했으며 팔란티어 주가도 고평가 우려에 큰 폭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시가 일제히 밀리자 위험회피에 따른 채권 매수가 강해지면서다. 전날 쇄도했던 회사채 발행은 크게 줄었다.
달러화 가치는 5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운드화 약세와 안전 자산 매수 흐름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약 3개월 만에 100선을 탈환했다.
뉴욕 유가는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에 하락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고점 부담이 가중되던 가운데 증시 조정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투매 흐름이 나타났다.
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44포인트(0.53%) 밀린 47,085.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0.42포인트(1.17%) 떨어진 6,771.55, 나스닥종합지수는 486.09포인트(2.04%) 급락한 23,348.64에 장을 마쳤다.
주가지수를 동시에 짓누를 만한 대형 악재가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올해 강세장 속에 누적됐던 고점 부담감이 차익 실현 욕구와 맞물리면서 일부 터져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백악관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고급형 칩, 블랙웰 칩은 현재 중국에 판매할 의사가 없다고 이미 명확하게 밝혔다"며 "현시점에서 종결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블랙웰 판매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협상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른 반박이었다.
백악관이 수출 통제를 재확인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3.95%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주가에 반영됐던 대중(對中) 수출 기대감이 되돌림 되는 모습이다.
미국 AI 방산업체 팔란티어가 예상치를 웃돈 3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한 점도 AI 및 반도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팔란티어는 올해 들어 주가가 150% 이상 급등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평가 논란을 낳고 있다. 이날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4배에 달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중 한 명인 마이클 버리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이날 밝히기도 했다.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는 이를 두고 "악질적이고 미친 짓"이라고 힐난했으나 시장은 고점 부담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새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4월 이후 증시에 큰 조정이나 실질적인 압력이 없었다"며 "일부 주요 빅테크의 투자 속도를 보면 투자자들이 자본지출 수준을 정당화할 만큼 수익이 증가할지 질문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수뇌부도 증시 조정을 경고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이날 "향후 12~24개월 사이에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상승한 뒤에는 잠시 되돌림이 오고 투자자가 다시 재평가하는 시기가 오게 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증시의) 10~15%의 조정 가능성 있다"며 "다만 거시경제적 충격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2.27% 급락했고 임의 소비재와 통신서비스, 산업도 1% 넘게 밀렸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 애플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브로드컴과 알파벳, 아마존도 2% 안팎으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1조달러 규모의 일론 머스크 CEO 보상안을 주요 주주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거절했다는 소식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가가 5% 하락했다.
KFC와 타코벨 등을 보유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얌브랜드는 3분기 호실적에 주가가 7.3% 올랐다.
우버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주가는 5%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29.9%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의 33.2%에서 낮아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83포인트(10.66%) 오른 19.00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만기별로 고른 오름세가 나타나면서 수익률곡선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고평가 우려를 받던 뉴욕증시가 기술주의 급락 속에 일제히 밀리면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조성됐다. 전날 쇄도했던 회사채 발행은 크게 줄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4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80bp 내린 4.090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820%로 같은 기간 1.8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710%로 1.80b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과 같은 50.80bp로 유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럽 거래에서부터 미 국채금리는 소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 장 진입 이후 장기물 위주로 잠시 반등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속력은 약했다.
새로운 재료가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35일째를 맞은 가운데 공식 경제지표 발표는 이날도 없었다.
월가 거물급 인사들이 증시 조정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한 것이 증시 조정의 빌미로 작용, 안전선호 장세를 촉발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서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 나와 "향후 12~24개월 사이 언젠가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같은 행사에서 "거시적 절벽 효과에 따른 것이 아닌, (증시의) 10~15%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장 내내 급락세를 이어갔다. 오후 장 후반 무렵에는 하락률이 2%를 약간 넘기도 했다.
이스털리오렌지의 제이 메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에서 큰 투매가 발생하면, 그 자금은 적어도 초기에는 분명히 미 국채로 갈 수 있다"면서 "주식시장은 하루는 매우 낙관적이었다가 다음 날은 매우 두려워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시장이 적어도 전망 측면에서 다소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조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선 기업은 전날 13개에서 3개로 크게 줄었다. 전날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약 345억달러어치로, 월요일 기준으로 지난 1월 첫째 주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많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3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12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70.1%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66.8%에서 상승했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 가치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파운드 약세와 글로벌 안전선호 심리 속에 약 3개월 만에 100선을 탈환했다.
파운드는 영국이 증세를 사실상 공식화하자 재정 우려가 완화, 영국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달러 대비 1% 가까이 급락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3.62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4.189엔보다 0.561엔(0.364%) 하락했다.
라보뱅크의 외환 전략 책임자인 제인 폴리는 "일본 재무성은 어떠한 주요 7개국(G7) 재무부보다 통화 문제에 민감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 일본 정부는 트럼프와 관계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새 총리는 출발을 잘 끊었고, 통화 약세 정책으로 그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4798달러로 전장보다 0.00397달러(0.345%) 내려갔다.
달러인덱스는 100.215로 전장 대비 0.344포인트(0.344%)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초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인공지능(AI) 주식의 과대평가 우려 속 안전선호 심리가 강해지자 더욱 큰 강세 압력을 받았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향후 12~24개월 사이에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같은 행사에서 "(증시의) 10~15%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으로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 넘게 빠졌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0.255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분석 전략가는 "달러와 엔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매수 흐름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달러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존 캐너번은 "이번 주 주식 매도세는 국채로의 신속하고 방어적인 자금 이동을 초래했다"면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한동안 과도하게 높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으며, 투자자는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0189달러로 전장 대비 0.01203달러(0.916%) 급락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세금과 지출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로부터 가계를 보호하고, 긴축 재정의 회귀로부터 공공 서비스를 지켜내며, 부채를 통제해 미래 세대에 안정된 경제를 물려주는 데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말 내놓을 예산안을 차입이 아닌 증세를 통해 긴축적으로 편성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삭소 마켓츠의 닐 윌슨 전략가는 "과감한 증세 조치는 국채 금리를 내리고, 이에 따라 잉글랜드은행(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여지를 줄 수 있다"면서 "재정은 더 긴축적이고, 통화정책은 더 완화적으로 될 것이며 이는 파운드가 계속 약세 기조를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350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87위안(0.122%) 높아졌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를 압박했다.
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49달러(0.80%) 내린 배럴당 60.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WTI는 장 내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때 1.8% 남짓 밀리며 배럴당 6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뉴욕증시 기술주가 고평가 논란 속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원유시장에도 파장이 전달됐다. 안전선호 심리에 힘입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0선을 넘어섰다.
원유는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서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 나와 "향후 12~24개월 사이에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같은 행사에서 "거시적 절벽 효과에 따른 것이 아닌, (증시의) 10~15%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선임 부사장은 "오늘 원유선물은 미국 달러 강세의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 증시도 초반부터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하방 압력을 더하기 시작할 수 있고, 결국 국내 연료 수요에도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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