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개입 레벨'도 넘어선 달러-원…외환당국, 타이밍 보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를 넘보며 7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고공행진에 외환당국의 개입 타이밍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외환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을 당시의 환율은 1,430원 수준이었는데 당시보다 20원이 훌쩍 뛴 것이어서 당국의 경계감도 그만큼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10원 오른 1,446.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확대하며 오전 거래에서 1,449.50원에서 장중 고점을 찍었다.
정규장 기준으로 지난 4월 11일(1,457.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까지 이틀 연속 10원 가깝게 오른 데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올라 약 25원가량 높아진 것을 보면 변동성 측면에서도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원화 가치를 무겁게 짓눌렀던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도 수혜를 보지 못하고 곧장 위로 향한 것이 당국으로서는 큰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400원, 1,430원, 1,450원 등 특정 저항선 레벨이 차례로 깨진다면 롱심리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해 과열된 심리를 차단해주는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13일 앞선 추석 연휴 이후 주말 사이 단 몇 거래일 만에 달러-원 환율이 30원가량 뛰어오르며 1,430원대로 오르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1년 6개월 만의 개입으로 "원화 변동성 확대 과정서 쏠림에 대해 경계감 갖고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지 얼마 되지않은 시점에서 비교적 단기간 내에 30원 급등하는 장세가 나오면서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다만 구두개입 이후에도 달러-원 환율은 꾸준히 1,430원대를 웃돌았고, 지난달 23일 1,440원대를 뚫고 오르기도 했다.
외환딜러들은 그러나 1,430원대는 당국 개입의 전초전 정도로 평가했으며 실제로 다소 적극적인 개입은 1,450원 수준을 위협한다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때문에 이날도 외환딜러들은 개장 전만 해도 당국 경계감에 달러-원 환율 상단은 1,440원 중후반대에서 막힐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달러 강세에다 외국인 대거 매도에 따른 코스피 급락이 겹치면서 환율은 1,450원선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환율이 1,450원 턱밑에서 막혔지만 이날 당국의 미세조정이 상단을 제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수급적으로나 환율의 상승 속도로 볼 때 쏠림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딜러들은 지적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선물 매도를 보면 외국인들이 5만 계약 셀에 나서고 있다"면서 "롱포지션에 대한 이익실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날은 네고물량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같은 경우는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 큰 데다 당국은 특정 레벨 사수보다는 변동성 완화 및 속도 조절에 신경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급도 양방향 대체로 균형을 이루는 상황이라면서 코스피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3천억원 넘게 순매도를 보였고, 전날에는 이미 2조2천억원 넘게 순매도한 바 있다.
환율이 오르는 속도나 수급 상황을 보면 당국이 급하게 개입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거 매도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원화 절하 압력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 "1,450원대는 당국이 지켜보는 레벨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당국에서도 원화만 약세인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달러-원 환율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450원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흐름 속에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면 개입을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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