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대 '쉬었음' 완만하게 늘었다면 실업률 최대 0.7%p 상승"
"구직 포기 증가·매칭 효율성 개선 등 실업률에 하방요인"
"낮은 실업률, 반드시 고용여건 개선 의미하지 않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최근 10년간 20대 '쉬었음' 인구가 실제보다 완만하게 증가했다면 현재 실업률이 최대 0.7%포인트(p) 상승했을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0대의 구직 포기 증가가 실업률에 상당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연구 결과로, 낮은 실업률이 고용 여건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연 연구위원은 6일 발표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저조한 성장세에도 실업률은 2%대 중후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경기와 실업률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연구위원은 구직 포기 증가와 일자리 매칭 효율성 개선 등 구조적 요인이 실업률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먼저 별다른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015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2005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3.2%(123만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 이후 증가세가 크게 확대돼 올해 생산가능인구의 5.6%(254만명)로 늘어났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쉬었음'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년간 20대 생산가능인구는 694만명에서 575만명으로 17% 감소했음에도 같은 기간 20대 '쉬었음' 인구는 25만명에서 41만명으로 64% 증가했다.
올해 기준 20대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 인구 비중은 7.2%에 달한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20대의 구직 포기 증가는 실업률에 상당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 수준(4.4%)을 유지했을 경우와 2015년 이전 추세를 따라 완만하게 증가했을 경우에 대한 가상 실업률을 구하고 이를 실제 실업률과 비교했다.
그 결과 올해 실업률(2.7%)이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0.7%p,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0.4%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 등 일자리 매칭 효율성 개선 역시 실업률이 작지 않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이후 매칭 효율성의 증가세가 실제보다 완만했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실업률이 0.2~0.4%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종합하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2015~2025년 기간 실업률 하락 폭의 68% 이상을 설명한다"며 "구조적 변화가 없었을 경우 실업률은 현재보다 0.6%p 이상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김 연구위원은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기인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해야 한다"며 "장기 비구직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지원 체계의 보다 면밀한 설계를 위해 '쉬었음' 인구 증가에 대한 추가적인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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