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살얼음판 위 걷기
  • 일시 : 2025-11-07 07:38:30
  • [신윤우의 외환분석] 살얼음판 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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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7일 달러-원 환율은 1,450원선 부근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 고용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뉴욕증시가 다시 주저앉아 달러-원 상방 압력이 커진 상태다.

    위험 회피 분위기가 잦아들었다가 재고조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역대 최장인 37일째 이어진 가운데 민간에서 발표하는 대체제 성격의 고용지표가 불안감을 키웠다.

    고용정보기업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미국 기업의 10월 감원 계획 규모가 15만3천7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대비 183%, 전년동기 대비 175% 급증한 수준이다. 10월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 월간 감원 규모 기준으로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고다.

    빅데이터 활용 노동시장 분석업체인 리벨리오랩스는 자사의 모델을 통해 10월 비농업 고용이 9천100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의 모델에서 고용이 감소한 것은 지난 5월(-1만5천400명) 이후 처음이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자체 모델은 미국의 10월 실업률이 4.36%로 전월대비 0.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공식 발표 기준대로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4.4%로, 공식 발표치가 이와 같을 경우 2021년 10월(4.5%) 이후 최고치가 된다.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들은 위험 회피 움직임을 촉발해 달러-원을 밀어 올렸다.

    달러-원은 간밤 연장 거래에서 한때 1,452원까지 뛰었다. 지난 4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1,450원선을 웃돌았다.

    이런 움직임은 이날 국내 증시 약세와 함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뉴욕증시 하락 흐름을 이어받아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까지 이탈한다면 달러-원 상승 시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84% 떨어졌고 S&P500지수도 1.12%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0% 하락했다.

    이달 들어 단 4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6조7천억원어치, 그야말로 폭풍 매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이 주식을 또 내던진다면 커스터디 매수로 인한 달러-원 상승 압력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1,450원선 상향 돌파 시도를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1,450원선 위에서의 당국 경계감 역시 팽배해 상승 시도는 제한될 수 있다.

    고점 인식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에도 상단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물론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추격 매수에 나선다면 하방 압력은 상쇄된다.

    간밤 글로벌 달러화가 소폭 하락했지만 현재로서는 달러-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고용 부진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을 반영해 내리막을 걸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70.6%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60%대로 내려갔던 인하 확률이 소폭 올라갔다.

    이에 최근 100.3을 웃돌았던 달러 인덱스는 현재 99.7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만약 약달러 흐름이 탄력을 받게 된다면 달러-원 상승을 제어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엇갈린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전날에도 비둘기파는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했고, 매파는 인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선제적 금리 인하가 불편하고 위험하다면서 노동시장은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은 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특별한 돌발 변수가 없다면 12월에 기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바 이사는 연준이 노동시장이 견조하도록 보장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최근 연준 내 상충하는 주장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어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셧다운으로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준 정책 경로를 가늠할 단서이므로 계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날 밤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필립 제퍼슨 부의장, 마이런 이사 등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60원 상승한 1,44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46.9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9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47.70원) 대비 1.15원 상승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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