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산 운용 4년에 1번꼴 손실…대미투자 조달 괜찮나
  • 일시 : 2025-11-09 05:51:05
  • 외화자산 운용 4년에 1번꼴 손실…대미투자 조달 괜찮나

    시황 따라 국부펀드 마이너스 수익률 빈번

    외화채 발행도 제한적…시장 우려로 고환율 압력↑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연 200억달러 한도로 총 2천억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원 조달 가능성을 놓고 우려가 가시지 않는 이유다.

    9일 한은 등에 따르면,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 한은이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수익 ▲ 기재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수익 ▲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자산 운용수익 ▲ 외화 표시 채권 발행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KIC 위탁 외화자산이다.

    KIC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천65억달러에서 올해 9월 말 2천276달러로 불과 9개월 만에 211억달러 증가했다.

    이 외화자산 원금 중 886억달러는 기재부의 외평기금, 300억달러는 한은 보유 외화자산으로, 총 1천186억달러 규모 원금 대비 2배에 가까운 누적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KIC는 지난 2023년 11.6%, 2024년 8.49% 등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벤치마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비교적 양호한 연간 수익률을 이어왔다.

    문제는 이런 운용 성과가 글로벌 시황에 따라 해마다 들쑥날쑥하고, 원금을 까먹는 일도 비일비재했다는 점이다.

    가까운 예로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2년 수익률이 -14.4%로 급락한 적이 있다. KIC 운용 외화자산 규모도 2021년 말 2천50억달러에서 2022년 말 1천693억달러로 1년 새 357억달러나 줄었다.

    시계열을 더 늘려서 보면,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2008년,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 20년간 4년에 1번 꼴로 외화자산 운용 규모가 뒷걸음치거나 연간 운용액 증가 폭이 신규 위탁액에 미치지 못했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달러에서 2천65억달러로 10년 동안 1천218억달러 증가했다. 평균 연 120억달러 남짓으로, 약정한 대미 투자 규모에 크게 미달한다.

    전체 외환보유액으로 시야를 넓혀도 같은 기간 3천636억달러에서 4천156억달러로 10년간 520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평균 연 50억달러 남짓으로 더 적다.

    한은 외자운용원의 경우 자체 외화자산 규모나 운용 성과가 외부로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외자운용원은 KIC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기도 하다.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도 대미 투자 규모에 비하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통상 연 100억∼120억달러 규모의 외화채를 발행하는데, 대미 투자를 위해 30억달러 정도를 추가 발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산업은행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미 투자펀드 기금을 조성하고 보증을 제공해 외화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수은·산은 발행 채권과 규모 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선 대미 투자 재원 조달을 둘러싼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잠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반면,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방식 등이 여전히 한미 간 물밑 조율 중인 만큼 최근의 시장 우려는 과도하다는 게 외환 당국 안팎의 의견이다.

    당국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자금을 어떻게 투자할지 따지고 있어서 구체적인 조달 계획을 따지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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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재부와 한은의 KIC 위탁 외화자산 현황(단위:억달러) │

    │ ※ KIC 자료. 차규근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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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도 │ 연말 운용 규모 │신규 위탁 제외한 전년 │

    │ │ │말 대비 운용 규모 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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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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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15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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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216│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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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296│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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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369│ 27│

    ├────────────┼────────────┼───────────┤

    │ 2011 │ 42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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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566│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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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720│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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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84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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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91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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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1,108│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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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1,341│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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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1,316│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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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1,573│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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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1,831│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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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2,050│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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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1,693│ -357│

    ├────────────┼────────────┼───────────┤

    │ 2023 │ 1,894│ 197│

    ├────────────┼────────────┼───────────┤

    │ 2024 │ 2,065│ 161│

    ├────────────┼────────────┼───────────┤

    │ 2025. 9 │ 2,276│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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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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