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高환율] 저성장·금리사이클 종료…원화약세 고착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요인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저성장이 지속될 경우 달러-원 환율도 높게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되면 원화만 강세를 보이기도 어렵다.
10일 주요 금융기관들의 2026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글로벌 교역 둔화, 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 등이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꼽혔다.
2026년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과 글로벌 교역 둔화 등으로 수출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월에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그대로 유지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여전히 2%를 밑도는 수치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구조개혁과 재정개혁, 확장 재정의 필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다.
물론 저성장 우려는 한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IMF 세계경제 전망에서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1%로, 올해 3.2% 성장률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관세 불확실성이 세계 무역과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유럽 역시 내년에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일본도 관세 15% 여파 등으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약해지는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원화 약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간 전망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 대비 산업 주도력을 갖춘 국가(미국)로의 자금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로 가면서 강달러 압력이 일시 완화되며 달러-원 하락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다만, 한국의 저성장 구조 속 달러-원 환율 하락 속도는 완만할 전망"이라며 "내년 초중반부터 정부 부양책 효과의 점진적 약화가 예상되는 점 역시 성장 동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에 대해 "연중 1,400원을 웃도는 하방경직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내년에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가능성도 주목할 만한 요인 중 하나다.
올해 9월부터 재개된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이 고용 둔화 여파로 내년 1분기까지는 지속되겠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면 지속되기 어렵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력도 크지 않을 수 있다. 한은 역시 내년에는 1분기에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되면 원화가 달러 대비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내년 달러화와 원화를 둘러싼 구조적인 여건은 원화 강세를 이끌기에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달러 강세의 큰 흐름이 약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해야 원화 강세가 가능하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달러의 장기 사이클은 강달러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약세 사이클 초입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정부 부채 리스크도 달러에 장기적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도한 원화 약세는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원화의 취약성은 남아있다"며 "반도체 경기 호황과 내수 경기 회복, 대미 투자 불확실성 완화는 원화 강세 재료이나 외환보유액 복원력 약화 및 대외 건전성 우려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꼽았다.
이어서 달러-원 환율 전망치는 연평균 1,390원대로 예상했으나 이벤트 발생시 원화 급락 가능성은 상존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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