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9개월 만에 최저치…"엔 캐리 약화에 '되돌림' 부족"
  • 일시 : 2025-11-11 15:34:05
  • 엔화, 9개월 만에 최저치…"엔 캐리 약화에 '되돌림' 부족"

    "구두 개입 효과도 미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엔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엔 캐리 트레이드 약화로 포지션 정리에 따른 되돌림 기대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화가 반등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154.487엔까지 오르며 지난 2월 중순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연방정부의 셧다운 해제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하자,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도 강화됐고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 지수 또한 개장 초 1.18%까지 상승하며 초저금리 통화인 엔화가 약세 압력을 받아서다.

    여기에 일본 수입기업들이 결제 목적으로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한 것도 엔화 약세를 거들었다.

    일본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는 지난해보다 좁혀졌으며,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동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통화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도 시장 흐름을 되돌리는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 달러-엔 155엔선 근접…'구두 개입' 우려 확대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에 근접하면서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기우치 미노루 일본 경제재생상은 "현재의 엔화 약세가 수입 비용 상승을 통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재무성에서 특별한 발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향후 환율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 발언에 대한 반응은 미지근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처럼 해외 투기 세력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쌓이지 않았다는 이유다.

    ◇ "투기적 포지션 축적 속도 느리면 개입 효과도 약해"

    엔화 매도는 대체로 레버리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포지션을 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SMBC신탁은행 애널리스트는 "투자 포지션이 과도하게 한쪽으로 쏠릴수록, 당국의 경고 발언이 반복될 때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고 포지션 청산이 활발해진다"며 "지금처럼 포지션 축적이 많지 않은 경우 엔화 강세로 되돌리는 힘도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4년 7월 일본 정부가 실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을 당시, 미일 정책금리 차는 약 5%로 매우 컸다.

    그 당시 엔 캐리 트레이드는 매우 활발했으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2024년 7월 초 비상업부문(투기세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8만4천223건으로, 2007년 6월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반면 현재 미일 금리차는 3%대에 불과하며,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점점 레버리지에 더 의존하고 있다.

    미·일 증시가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주식을 담보로 한 레버리지 운용이 가능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에는 한계가 있다.

    ◇ 새로운 엔 매도세, 눈에 띄게 늘지 않아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외환전략가는 11월 초 미국 투자자들을 방문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책임 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표방함에 따라, 미일 금리차 축소를 예상하며 보유 중이던 엔 매수·달러 매도 포지션을 손절하는 거래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엔 매도·달러 매수의 신규 포지션이 크게 늘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실제 개입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마지막 엔화 매수 개입은 2024년 7월 달러-엔 환율이 161엔대 초반까지 급등했을 때 단행됐다.

    현재 154엔대는 당시 수준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인만큼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실제 시장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체는 "투기세력의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완만히 쌓이는 한,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 효과도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엔화 약세·달러 강세의 완만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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