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치솟는 달러-원 상단 막을 구원투수 될까
  • 일시 : 2025-11-12 08:38:23
  •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치솟는 달러-원 상단 막을 구원투수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70원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이어감에 따라 환율의 상단을 방어할 재료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전술적 환헤지를 통해 해외투자 자산의 최대 5%까지 재량적 환헤지를 단행하고 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장기평균을 이례적으로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랐을 때 해외투자 자산의 최대 10%까지 기계적으로 환헤지에 나서는 것이다.

    발동요건이 정해져있어 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셈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서는 달러-원 환율 레벨은 1,480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1,463.3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고, 장중 1,467.50원까지 레벨을 높였다.

    해당 환율은 2001년 이후 환율이 장기평균 대비 2.58 표준편차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99% 신뢰구간을 초과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해당된다.

    5거래일 이상 이 수준을 상회하면 전략적 헤지가 발동되며, 전략적 헤지는 이후 10개월 동안 균등하게 이뤄진다. 다만 환율이 1.65 표준편차(90% 신뢰구간) 이내로 내려오면 헤지는 중단된다.

    지난해 말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까지 올랐을 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략적 환헤지를 개시하는 정확한 환율 레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1,450원을 상회하는 수준에서는 시작됐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당시에는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스와프 한도도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58.4%로, 771조3천억원이다.

    현재 환율을 감안하면 약 5천300억달러로 전략적 헤지만으로 약 77조원(530억달러)의 환헤지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전술적 헤지까지 합한다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환헤지를 단행한 이후에도 환율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비상계엄으로 연말께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환율은 4월 초 1,487.60원까지 올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돼 정치적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조금 걷히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후 환율이 1,360원대까지 내린 지난 6월께 전략적 환헤지는 중단됐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는 시장에서 선물환 매도에 나서거나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 즉, 현물환 매수·선물환 매도 거래를 통해서 이뤄진다.

    거래 규모가 클수록 전략 노출의 우려가 있어 한은과의 거래가 더 유리하다.

    한은이 외환보유액을 통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달러를 빌려주는(현물환 매도) 계약의 상대방 역할을 하게 된다. 외환보유액 추이를 보면 국민연금과의 스와프거래가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도가 확대된 이후 시행된 스와프거래로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말 4천100억달러를 하회해 5년1개월 만에 최저를 보였다.

    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과정에서 달러를 소진한 것이다.

    줄어든 달러는 올해 6월부터 시작된 국민연금의 스와프자금 상환으로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4천3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2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경계감이 환율의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모호성 속, 발동 레벨에 근접 중인 것만으로도 시장 경계심리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면서 "지금과 같은 환율 급등 국면에서 전략적 환헤지에 대한 기대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480원이 연고점 근처이기도 해서 경계감은 확실히 있다"면서 "다만 국민연금보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달러 속에 원화가 다소 예민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많이 오르기도 했기 때문에 급하게 1,470~1,480원대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undefined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