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 경계 뚫고 '1,500원 향하는 고환율'에 외환당국 딜레마
  • 일시 : 2025-11-13 11:24:31
  • 개입 경계 뚫고 '1,500원 향하는 고환율'에 외환당국 딜레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일 오르면서 1,470원대로 치솟은 가운데 외환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개입 경계심이 커졌지만 자칫 달러 매도 개입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달러 저점 매수 기회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1,475.40원까지 올라 지난 4월 9일 1,487.6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1,470원대로 올라서면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커졌다.

    전고점까지 약 12원 정도 앞두고 있어 환율 레벨이 매우 높아졌고, 고점과 저점 차이로 본 환율 변동폭도 10원 안팎을 오가는 상황이다.

    이처럼 달러-원 환율이 오른 것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미국 증시 조정에도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유지된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 심리 악화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도 커졌다.

    외환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나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환전수요가 지속되고, 국내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한(채권가격 급락) 영향 역시 투자 심리에 타격을 입혔다.

    서울환시는 달러-엔 환율 레벨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을 웃돌면서 그동안 구두개입을 지속해 온 일본 외환당국의 실개입 경계심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 금리인상 이후에나 달러 매도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으로 올라 달러-원 환율 상승폭도 덩달아 커졌다.

    외환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가파를 경우 외환당국도 속도조절 차원의 미세조정이 불가피하다.

    매도 공백이 지속되거나 급격한 갭업 장세가 이어지면 당국의 달러 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

    이날도 달러화가 1,475.40원까지 고점을 높이자 달러 매도세가 일부 반영됐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대내외 여건에 두루 영향을 받으며 상승하는 국면이라면 고강도 실개입에 나서기는 만만치 않다.

    실개입으로 달러를 매도하더라도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증시 부진이 겹쳐지면 달러 매수세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달러 매도 개입이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인식돼 '달러 바겐세일'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하더라도 개입 효과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즉,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이 맞아야 달러 매도개입에 적절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셧다운이 종료되고 다시 금리인하 기대가 고조된다면 달러 약세 기대가 일어날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99.48대에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과도한 달러-원 환율 변동폭 확대에 나설 수 있겠지만 매도 개입으로 환율을 크게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개입 효과를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이 달러-원 환율 하락을 촉발할 만한 상황을 포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155엔대 달러-엔 환율을 감안해 달러-원 환율도 동조돼서 오르는 것 같다"며 "주식시장도 미국 증시 빠질 때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더 사면서 달러 매수가 일고, 한국 증시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나가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은행 딜러는 "매도 주체가 거의 없다"며 "환율이 심리, 수급 모두 위쪽을 바라보고 있고, 당국 개입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면 크게 밀어야 할텐데 (환율 방향을) 되돌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한미 환율협의에 따른 부담에 미국으로 나가는 서학개미 투자자금이 많은 점이 (환율 영향으로) 제일 커 보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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