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셧다운 여파 계산하기
(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470원 부근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고 결국 종료됐지만 충격파가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따져볼 때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셧다운으로 인한 주요 경제 지표의 부재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고용 데이터는 확인할 수 있지만 실업률은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계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반쪽짜리 고용보고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정확한 값이 무엇인지 다시는 알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셧다운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제지표가 생겨난 데다 사후적으로 데이터를 정리해 수치를 내야 하다 보니 지표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진 상태다.
최근 미국 경제 상황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점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야기하는 모양새다.
경제 충격 역시 예상된다.
앞서 해싯 위원장은 셧다운으로 국내총생산(GDP)이 1.0~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조5천억달러, 약 2천200조원 이상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셧다운 종료는 이미 시장이 반영했으나 셧다운 후폭풍이 몰고 올 알 수 없는 나비 효과에 대한 우려로 간밤 달러화는 떨어지고 미국 주식과 채권도 내리막을 걸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98 레벨로 내려갔으며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1.65%와 1.66% 떨어졌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29% 하락했다.
이런 변화는 최근 상단을 높여가고 있는 달러-원에도 잠시 숨을 고르며 아래를 바라보게 할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1,475원대까지 올랐다가 야간 연장 거래에서 한때 1,460원 초반대로 낮아진 것은 매수로 쏠린 심리를 달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는 흐름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면 서학개미의 환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달러-원 상승 압력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엔화 약세 흐름이 여전한 것은 달러-원 하단을 떠받친다.
셧다운 여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에 기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힘을 받는 것도 강달러 재료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도 잇달아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달러화가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추가 완화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추가 인하에 거리를 뒀다. 그는 또 지난 10월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며 12월에도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51.9%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최근 인하 확률은 60% 안팎으로 추산됐는데 상당폭 낮아진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가 간만에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9천9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 상승 흐름에도 매도로 쏠려 있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에 나선다면 달러-원 상승세도 진정될 수 있다.
또 달러-원이 1,470원대를 넘나들며 7개월 만에 최고로 오른 데 따른 당국 경계감도 분명한 하락 재료다.
전날 외환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국의 존재감이 커진다면 하방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설만한 레벨에 도달했다는 인식도 있어 빠르게 오른 달러-원이 빠르게 상승폭을 되돌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11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내놓는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이날 밤 공식 석상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70원 하락한 1,4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68.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67.70원) 대비 3.00원 상승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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