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안개' 언제 걷힐까…단기 환율 하방변수 살펴보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안개(fog)'가 걷혀야 달러-원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이후 공개될 경제지표와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합동 설명자료) 발표 등이 달러-원 환율의 단기 하방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지표를 통해 오는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고 고용 냉각 등이 확인되면 달러화 약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가 발표된다면 세부내용 발표가 지연되면서 잔존해있던 불안감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까지 브레이크 없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환율 방향의 전환 신호가 나타났을 때 시장이 과격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하락할 가능성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최근 환율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는 서학개미의 해외투자가 잦아들기는 쉽지 않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순유입이 재개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워 환율에 대한 일정 정도의 상방압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2.20원 오른 1,46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475.40원까지 오르며 지난 4월 초 기록한 글로벌 금융위기 최고 수준인 1,487.60원 수준에 가깝게 다가섰다.
당국의 미세조정이 비교적 강하게 나옴에 따라 장중 10원 이상 하락했지만, 하방 경직 흐름은 강했다.
셧다운이 해제되면서 미국 백악관은 9월 경제지표가 재개방 직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통계국이 향후 며칠 내 지연된 경제지표들의 새 발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또한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겠지만 셧다운으로 가계조사는 이뤄지지 않아 실업률은 나오지 않고 비농업 고용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문다운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 운영 재개와 함께 지연됐던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며 환율 시장이 연동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양적완화(QT) 종료 등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는 달러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달러 압력 완화 시 급격한 되돌림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4월 대통령 탄핵 국면 수준까지 올랐지만, 당시에 비해 여건이 부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NH투자증권의 권아민 연구원은 "큰 틀에서 지난해 4월 원화 약세 국면과 비교해볼 때 대외 재료 불확실성은 좀 더 안정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국인 해외 투자 부담이 여전히 크지만, 셧다운 해제로 불확실성이 해제돼 달러 유동성이 늘어나고 엔화 약세가 진정된다면 외환시장의 상대적 수급도 다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흐름은 잦아들고 있어 외국인의 달러 환전 수요도 주춤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전날에는 1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전날 순매수의 대부분은 장 마감후 조선주를 중심으로 한 바스켓 거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돼 외국인의 투심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매도세가 잦아든 것만으로도 환율에 대한 압박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서학개미와 외국인의 달러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 환율 급등 장세의 원인"이라면서 "미국 주식 투자의 감소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코스피가 조정이 강했던 만큼 커스터디 매수 측면에서의 상방 압력은 약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의 존재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은행은 보고서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당국이 재차 강조하면서 외환시장 플레이어로 참가할 수 있다는 경계가 고조됐다"면서 "만약 1,470원대에서 미세조정, 종가 관리 움직임이 관측될 경우 관망 일색인 수출업체 네고물량 유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이 롱심리 과열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