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야간에 슬금슬금 오르는 이유는
  • 일시 : 2025-11-14 09:08:42
  • 달러-원, 야간에 슬금슬금 오르는 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반등하는 패턴을 나타내는 이유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14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지난 두 달 동안 달러-원 환율은 야간 연장거래 종가가 정규장 종가보다 높아지는 흐름을 주로 보였다.

    11월만 놓고 보면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9거래일 중 7거래일의 야간 종가가 정규장보다 더 높았다.

    해당 기간 동안 야간 종가는 정규장 대비 총 10.80원(평균 1.20원·0.08%)가량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미국 주식시장 시간대에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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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금융센터가 예탁결제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68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환율 기준 1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난 2011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68억5천만달러로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월 17일부터 서학개미들이 해외 주식을 많이 사고 있다"며 "이 외에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의 다른 변수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도 "야간은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역외 투기성 흐름이 달러의 방향을 쫓으며 환율을 주도하는 성격이 크다"라면서도 "다만 서학개미들이 밤에 환전을 시도할 경우, 얇은 장에서 매수세가 몰리게 되면 상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밤에 환전을 하려고 하면 비드-오퍼가 많이 벌어져 있는 환율이라서 거래하기 좋은 환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당장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보다 주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즉, 야간에 이뤄지는 달러화 매수 우위의 수급이 최근 연장거래 가격에 지속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고점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소폭 후퇴했지만, 특히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환율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속되고 있는 국내 수급 불균형으로 환율의 상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점,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국내 코스피의 조정 가능성, 그리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로 인한 외국인의 국채 매도세로 달러-원이 현재 구간에서 추가 상승한다면 1,500원대까지도 상방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도 "1,480원대 레벨을 앞두고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쉽게 꺾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당분간 상단을 조금 더 열어놔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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