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통위 D-1] 채권시장 시나리오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7일로 예정된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반도체 슈퍼 사이클, 코스피 활황, 과열된 수도권 주택시장, 달러-원 환율 급등 등 최근 모든 대내외 여건이 금리 인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방향 전환'을 시사하면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주목도가 높다.
26일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금융기관 17곳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전원이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9인은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한차례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연내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해진 건 지난달 말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부터다.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및 자동차 수출에 대한 우려가 다소 걷히면서, 우리나라 내년도 성장 전망치가 잠재 수준인 1.8%~2.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해졌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지난 9월부터 불거진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와 맞물리면서 더 강력한 성장 상방 요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도 4,000선을 넘나들면서 호조를 띠었다.
다만 주요 금융안정 요인은 모두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서울 집값은 한달 만에 다시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쉽게 식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달러-원 환율도 1,470원을 넘어 고공행진하면서, 불안한 레벨과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서 11월 금통위에서 이미 동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오히려 앞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는지에 대해서 시장의 촉각이 곤두세워져 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마지막 문구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는 내용에 수정이 있을지도 관심사인데, 시장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거둬들여질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견해가 팽팽하게 나뉘고 있고, 포워드가이던스의 경우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열어둔 금통위원이 2~3인 정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거둬들여진다고 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시장이 밀릴 수 있다고 본다"며 "포워드가이던스의 경우 인하 뷰와 동결 뷰 중 어느 쪽이 과반을 넘길지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 총재가 2주 전 외신 인터뷰에서 '방향 전환'을 언급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우려까지 반영했던 바 있어서,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지워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의 '방향 전환' 시사와 관련해 이 총재의 추가적인 발언이 있을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얼마나 시장을 안정시켜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 총재가 시장 달래주려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너무 비둘기파적이어서, 국고채 금리가 내리는 것도 이 총재는 원하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 총재 스탠스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얼마나 선반영되어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시장이 예상한 수준의 비둘기파적 혹은 매파적인 발언은 시장 변동성을 크게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물가 전망을 유심히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E 은행의 채권 딜러는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종전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인상 우려는 상당히 지워질 것으로 본다"며 "물가 전망을 예의주시해서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이 잠재수준인 1.8%~2.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상향 조정 폭이 너무 크면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2.0% 정도로 상향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1.9% 정도로만 높여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8%일지 혹은 1.9%일지에 따라서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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