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은총재 "고환율, 해외 투자 쏠림 막으면 빠르게 조정 가능"
  • 일시 : 2025-11-27 14:51:38
  • [일문일답] 한은총재 "고환율, 해외 투자 쏠림 막으면 빠르게 조정 가능"

    "과거처럼 금융위기 우려할 상황 아냐…환율 1,500원대 걱정 안 해"

    "반도체 ·IT 제외하면 내년 성장률 1.4%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개인 등 해외 투자 쏠림 현상을 막아주면 고환율 흐름이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레벨은 걱정은 안 한다"면서 "지금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면서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에서 1.0%,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와 IT 부문을 제외한 내년 성장률은 1.4%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인하 소수 의견 배경과 금통위원들의 3개월 금리 전망은.

    ▲ 인하 소수 의견을 낸 위원 한 명은 향후 성장 및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기저 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민간 수출 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딘 만큼 빠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면서 추후 판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3개월 뒤 금리 전망에 관해서는 저를 제외한 위원 6명 중에서 3명은 3개월 후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었고, 나머지 3명은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동결 가능성을 제시한 3명은 환율 변동성이 상당폭 확대되고 물가 우려도 증대된 만큼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변화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줬다.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3명은 성장 경로에 상하방 위험이 다 같이 있다는 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 이번 의결 문구에서 '인하 기조 유지' 문구를 삭제한 것이 이른바 정책 전환 '깜빡이'를 켠 것으로 볼 수 있는지.

    ▲ 아까 말씀드렸듯 금통위원 3명은 인하 가능성, 3명은 동결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양 의견이 반으로 갈린 경우다. 다만 금통위원 중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 논의를 하자고 한 분은 없었다.

    -- 원/달러 1,400원대 고환율 흐름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준이라고 평가하는지.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는 없나.

    ▲ 최근 몇 주간 환율에 관해 두 가지 면에서 우려하고 있다. 변동성보다는 너무 한 방향으로 환율이 쏠려가는 것이 있고 그게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 또 이전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와 같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는데 최근 몇주는 원화가 혼자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면 금융 안정을 걱정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외환 시장에 불안은 없다.

    금융 안정의 문제가 아니고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우려가 된다.

    원/달러 1,500원대에 걱정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저는 레벨은 걱정을 당연히 안 한다.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제 생각엔 한미 금리 차 때문도 아니고 외국인에 의한 것도 아니라 단지 해외 주식 투자가 많아져서다. 젊은 분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많이 해서 왜 하냐고 물어보니 "쿨하잖아요"라고 하더라.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유행처럼 막 커지는 면에서는 걱정이 되고 위험 관리가 과연 되고 있는지가 걱정이 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굉장히 독특한 현상이라고는 생각하고 있다. 이런 고환율 상황이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고 한다면 변화하기가 굉장히 어렵겠지만, 우리(내국인)의 (해외 투자) 쏠림 현상을 막아주면 좀 빠르게 조정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이 유동성 증가 때문이라고 보는가.

    ▲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새롭게 풀린 유동성이라기보다는 과거에 풀렸던 유동성이 다른 데 있다가 최근에 집을 사거나 주식 투자를 하는 등 구성 변화가 생기면서 통화량(M2)이 증가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 최근 경제 성장이 반도체 등에 기대는 면이 있는데 금리 인하 기조를 마무리하기에는 다소 시기상조가 아닐지.

    ▲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게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 사이클에 의해서 주도되는 면이 많다. 이걸 빼고 비IT 부문 성장률은 내부적으로 계산했을 때 1.4% 정도 된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니 금리 인하가 끝난 것이 아니냐, 금통위원 3명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했는데 그건 믿을 게 아니고 종료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그건 개인들의 판단이다. 우선 저희는 3대3으로 의견이 갈렸고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분들이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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