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다우 36,000 가이' 해싯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 일시 : 2025-12-01 08:00:02
  • [뉴욕은 지금] '다우 36,000 가이' 해싯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지난 1999년 10월에 나온 책 한 권이 월스트리트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당시 주요 신문의 칼럼니스트로 일하던 제임스 글래스먼과 케빈 해싯 미국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이 내놓은 '다우 36,000: 주가 상승기에 돈 버는 새로운 전략'이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과대평가 돼 있다면서 미국 주식의 가치가 현재보다 4~5배는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주식이 거의 무위험에 가깝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였다.

    10,000을 약간 넘는 수준이던 다우존스가 3~5년 내로 36,000까지는 갈 수 있다고 투자자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이들의 주장이 힘을 잃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듬해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다우존스는 7,286까지 후퇴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무려 75% 넘게 폭락했다.

    "(책을 낸 지) 10년 후에도 다우가 36,000이 아닌 10,000에 더 가깝다면 1천달러를 자선단체에 내겠다"는 해싯은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기부에 동참했다. 결과적으로 다우 36,000은 책을 출간한 지 22년이 흐른 2021년이 돼서야 도달했다.

    이 책의 저자인 케빈 해싯이 바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1순위로 꼽히는 바로 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다우 36,000은 해싯 위원장을 거론할 때 '흑역사'로 항상 입방아에 오르는 사건이다. 이들은 이후에 '거품론' 등 몇 권의 책을 더 냈지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더는 두 저자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해싯 위원장의 발언은 지금도 시장에 큰 파급을 주고 있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신뢰'가 생명인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로 해싯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지난 29일 뉴욕 오후 8시 기준으로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이 될 확률은 52%에 달한다. 경쟁자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3%로 해싯 위원장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11%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심하게 데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성파'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백악관 NEC 위원장에서 연준 의장으로 바로 직수출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같은 사례를 거론하긴 하지만, 두 인사의 학문적 깊이는 너무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버냉키 전 의장은 대공황 연구로 유명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다.

    반면, 해싯 위원장은 주로 보수주의 정책만을 다룬 학자 출신이다. 주로 공공정책과 조세 분야에 경력이 집중돼 있다.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된다면 과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잘 이끌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는 그의 후광은 '트럼프 대통령'에 그친다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FOMC의 분열 양상을 극명하게 드러나게 할 수도 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시장 거시경제 분석가는 "해싯이 연준 의장이 되면 FOMC 멤버들을 자신의 방향으로 끌어모으는 데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해싯은 트럼프가 밀어붙이면 가장 쉽게 흔들릴 사람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가 압박하면 가장 먼저 휘둘릴 타입이라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베선트(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해싯 위원장은 연준 의장직을 제의받는다면 '예스'라고 답할 것이라고 이미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크리스마스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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