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막혀가는 상하단
(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달러-원 환율은 1,470원 안팎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상하단이 모두 제한된 가운데 수급에 따라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감은 한층 더 고조된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긴급회의를 열어 외환시장의 구조적 여건을 점검하고, 외환 수급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말 만료되는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는데 사실상 연장되는 수순이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 및 보호의 적절성 등에 대한 실태 점검할 예정으로 개장 직후 환전 관행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수출기업의 환전 및 해외투자 현황을 정기 점검하고, 정책자금 등 기업 지원 정책수단과 연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킬 '뉴프레임워크'를 위한 논의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모두 달러-원 상승 쏠림에 제동을 거는 대책들로 평가된다.
범정부 차원의 환율 안정 대책이 나오면서 상단을 바라볼 때의 부담감이 커져 섣부른 상승 시도를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힘을 받는 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 흐름도 달러-원을 아래로 유도한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다.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달러-엔 환율은 간밤 154엔대까지 떨어졌고, 달러 인덱스 역시 99선 붕괴 직전 레벨까지 도달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전날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할 것이다. 조정은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 엔화 강세를 유발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 방향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로 제조업 경기가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있다고 전했다. 10월 수치(48.7)와 시장 예상치(48.6)를 모두 밑돌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11월 제조업 PMI는 52.2로 직전월(52.5) 대비 낮아졌으나 시장 예상치(51.9)는 상회했다.
S&P 글로벌은 "11월 제조업 PMI의 헤드라인 지표는 공장 활동의 추가 확장을 보여줬으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국 제조업의 건전성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7.4%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모습으로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다만, 하단 역시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날 환율 안정을 위한 범부처 대책 마련 소식이 전해지고 BOJ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는데도 장중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매수세도 탄탄한 분위기다.
수입업체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달러-원 상방 압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 당분간 레인지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이럴 땐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동향이 무게추가 될 수 있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2천200억원어치가량 순매수했다.
직전 거래일의 2조원 순매도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코스피 하락세 속에서도 외국인은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주식 매수를 이어가고 당국의 독려와 상단 인식 속에 이월 네고 물량이 나온다면 달러-원 하락 시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엑스 계정을 통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1월 1월부터 소급해 15%로 인하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는데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란 입장이지만, 워낙 실타래가 복잡하게 꼬여 있는 사안인 까닭에 당장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향후 전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간밤 뉴욕증시는 내리막을 걸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0.90%와 0.53% 밀렸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는 0.38% 하락했다.
기재부는 이날 개장 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90원 하락한 1,4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69.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69.90원) 대비 1.95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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