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수 산은 금융공학실장 "환율 결국 하향 안정화할 것"
  • 일시 : 2025-12-02 08:12:32
  • [인터뷰] 이광수 산은 금융공학실장 "환율 결국 하향 안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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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쯤 달러-원 환율이 1,400원 초반대, 빠르면1,300원대로 결국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본다".

    이광수 산업은행 금융공학실장은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 전망의 개선과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유치 노력,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 등을 근거로 최근 가파르게 오른 환율이 결국엔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실장은 고환율 상황이 고착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현상을 오히려 반대 포지션을 잡을 기회로 볼 수 있다며 원화가 빠르게 강세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달러-원 환율이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1,500원대로 올라서도 위기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앞서 1,400원대로 올라섰을 때도 불안감이 확산했으나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고 물가도 기대보다 크게 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 실장은 상승 속도가 빠르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완만하게 적응하며 올라가는 것은 큰 이벤트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로 인한 상승 압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개인들이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다변화하는 과정이라면서 결국 이런 전환이 정착되면 해외 투자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 기간 2,000대에 머물던 코스피가 오르는 추세인데 국내 증시가 좋아지면 해외 투자 쏠림도 조절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 실장은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을 바람직한 정책 방향으로 보고 원화 국제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조달과 운용,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까지 병행돼야 외환 거래 시간 연장도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가 종합적으로 변화할 의지가 있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역외 결제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정확하게 현실에 들어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광수 실장은 산업은행에 20년 넘게 재직 중인 정통 산은맨으로 외환파생상품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관련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최근 완료된 딜링룸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딜링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인프라 전반을 재정비하고 표준화했다며 공간을 효율화한 동시에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딜링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조명, 모니터 등을 설치하고 휴게 공간도 새단장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산은 딜링룸의 강점으로 오랜 해외 진출 경험으로 축적해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성과를 내고 있는 런던 파생 데스크의 존재와 선도자 역할을 해온 이력을 거론하면서 특히 비거주자와 거래에 있어 경쟁사들이 갖고 있지 못한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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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광수 실장과의 일문일답.



    --환율 급등기 향후 전망은.

    ▲환율에는 정답이 없지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국 경기가 좋지 않고 금리도 미국보다 먼저 인하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공급망이 미국으로 가면서 미국 경제는 좋아질 예정이어서 원화 약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턴어라운드가 이뤄지고 있다. 성장률 전망이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는데 그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를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주식 외에 채권 쪽으로도 자금이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국고채가 내년 4월 WGBI에 편입되므로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부동산 등 여러 이슈로 한국은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속 동결하고 있고 향후 인하도 쉽지 않아 원화가 강세로 갈 수 있다. 국내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 기대가 커지는 데 반해 미국은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다가 기대를 낮추고 있다. 또 연준 의장이 바뀌면서 금리를 더 급격하게 인하하면 우리에겐 상당히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정도 되면 1,400원 초반대로, 빠르면 1,300원대로 갈 수 있는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달려 있다. 그래도 1,400원 초중반 정도로 현재보다는 하향 안정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것은 아닐지.

    ▲오히려 지금은 그런 말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반대로 가야 한다. 종전까지는 하락 기대가 훨씬 더 컸다. 달러-원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즉 원화 강세를 기대해왔는데 무역 협상 불확실성 등 갑작스러운 대외 변수로 반대로 간 것이다. 이제 미국 금리 인하, 일본의 엔화 약세에 대한 대응 등 대외 요인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원화가 오히려 더 빠르게 강세로 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환율 상승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1,400원대 레벨은 과거 금융위기 때 잠시, 그리고 2022년에 1,200원대에서 1,400원대로 올라갔을 때 나타났는데 상당한 불안감을 줬다.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지난해와 올해 1,400원대를 경험하면서 큰 이슈는 없지 않았나. 물가 상승 우려도 있었으나 크게 오르는 것 같지 않다. 레벨 시프트(level shift)가 큰 이슈는 아녀서 1,500원을 넘어도 위기는 아닐 거라고 본다. 단지 상승 속도가 빠르면 문제가 되지만 완만하게 적응하면서 올라가는 것은 큰 이벤트가 아니다. 그리고 과거처럼 1,000원대, 1,200원대 환율로 가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하향 안정화할 거란 기대감이 더 있는 상황이다.

    --서학개미 등 해외 투자가 유발하는 수급 쏠림은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내국인은 부동산 투자 비중이 워낙 큰데 해외 쪽은 부동산도 있지만 재산의 대부분이 금융 자산인 경우가 많다. 우리도 바뀌어가고 있는데 자산을 다변화하려다 보니 금융 자산으로 많이 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어느 정도 정착되면 더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간 워낙 해외가 좋다 보니 미국 투자에 대한 기대가 커진 반면 국내는 코스피가 2,000 후반대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코스피가 급격하게 오르니 조금 돌아오는 개인도 있는 것 같은데 결국 국내가 좋아지면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조절될 거란 생각이다.

    --연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영향은.

    ▲여러 기관이 관련해서 환율 영향을 분석했는데 벌써 그 수준은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환율이 1,400원 초반 때 나온 분석들은 영향을 100원 이내로 추산했는데 그 정도 심리적 부담은 다 받아내고 현재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높아도 1,500원 정도 수준일 텐데 그 이상으로 갈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 그래서 실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환율이 오히려 급격하게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외환시장 발전을 위해 필요한 변화는.

    ▲가장 큰 변화는 24시간 개장이다. 그런데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외환시장만 24시간 개장해서 되는 게 아니다. 원화 조달과 운용이 가능해야 하고 채권 발행도 해야 하는 등 모든 자본 시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에 규제도 완화되고 인프라도 갖춰져야 한다. 현재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이런 것들을 다 해보겠다고 얘기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역외 원화 펀딩이 활성화돼야 외환시장도 활성화될 여지가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머니마켓 시장이든 레포 시장이든, 크로스 레포든 원화로 조달하고 운용하는 시장이 같이 활성화돼야 외환시장도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결제망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은 당국이 방향을 잘 잡았다고 본다. 결제망이 없으면 역외 시장은 활성화가 안 될 텐데 당국이 외환시장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에서 결제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기대되는 부분이다.

    --딜링룸 리모델링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20여년을 지나면서 누적된 배선 문제 등을 포함해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표준화했다. 미니 PC를 도입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꿨으며 조명을 바꾸고 모니터를 적절히 배치해서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인프라를 표준화해 인사 및 자리 이동이 생겨도 쉽게 사무 환경을 세팅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방감 있게 환경을 만들고 휴게 공간도 새단장해 딜러들이 피로를 풀고 여유를 갖고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은행 딜링룸만의 강점은.

    ▲산업은행은 오래전부터 기업들이 해외에 나갈 때 함께 나가 금융 지원을 해온 바 있다. 노하우가 쌓여 있는 강점이 있고 이는 런던 파생 데스크가 활발하게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 됐다. 이는 앞으로 뉴욕으로까지 확대되길 바라는 부분이다. 산은은 환전 수요도 소화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운용 등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딜러들도 관련 경험이 많아 다른 유관 부서로 이동해서도 역량을 발휘하게 해준다.

    특히 비거주자와의 거래에 있어 다른 은행들이 경험하지 못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다. 현지 규정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책도 정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수년 동안 런던 파생 데스크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 파생상품 거래 시 신용 공여를 해야 하므로 카운터파트에 대한 신용 분석 경험도 많고 법적인 리스크 관련 경험도 많다.

    산은은 파생 시장에서 선도자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스와프, 옵션 시장에도 가장 먼저 참가했고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도 독보적이다. 이와 연관된 비거주자의 파생상품 관련 업무 경험도 차별화되어 있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고 시중은행들은 따라오는 모습인데 이런 부분이 산은 딜링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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