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외환당국이 운 띄우는 국민연금 운용개혁, 정상인가
(서울=연합인포맥스) ○…달러-원 환율이 1,470원까지 뚫자 외환당국이 등판했다.
외환시장 변동성 원인을 '구조적인 외환 수급 문제'로 진단하며 가장 먼저 건드린 건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외환운용전략 개혁, 이른바 '뉴 프레임워크(New Framework)'라는 대대적인 의제를 세상에 던진 쪽도 외환당국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민연금 환 헤지 등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냈다.
그 와중에도 국민연금과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조용하다. 관련해서 "한마디도 할 수 없다"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그간 시장 교란을 우려해 소통을 자제해왔다. 때로는 시장에 잘못 퍼진 오해마저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
이해는 간다. 연금 자산이 1천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주식, 채권, 원화 등 국내 모든 자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잘못된 시그널 하나가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외환당국 발 메시지가 국민연금 운용 개혁을 '환율 안정 프로그램의 일부'처럼 읽히게 만들고 있다. 국민연금의 외환 운용 개혁이 왜 지금 필요한지, 연금의 관점에서 설명해주는 자리가 필요하다.
뉴 프레임워크는 사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오래 고민해온 과제다. 모수개혁 이후 해외투자 규모가 최대 1천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국민연금기금과 외환시장이 상호 간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초 극심한 외환시장 변동성을 겪으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환 헤지 전략과 해외채 발행 등에 대해 글로벌 연기금 사례 등을 참고하며 여러 시나리오를 고심해왔다.
외환 전략에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한 건 맞다. 환 헤지 타이밍과 규모가 공개되는 순간 시장이 먼저 움직이면서 기금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상시적 환 헤지를 고민하는 이유도 국민연금이 언제 환 헤지를 실시할지 외부에 노출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해석된다.
상황이 어떻든 외환당국이 흘리는 말을 막을 수 없다면, 뉴 프레임워크를 고민하기 시작한 그 의도만큼은 국민연금 운용의 주체인 기금본부 또는 복지부도 직접 나서서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외환당국에서만 나오는 일방적인 메시지는 기금운용개혁이 '환율 대응책'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하고 있다. (증권부 송하린 기자)
hrs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