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충격 1년 지났지만 1,400원대 못벗어난 달러-원, 달라진 점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지난해 12월 4일 계엄선포의 충격과 함께 1,400원대에서 자리를 잡은 달러-원 환율이 1년이 지났음에도 1,4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인 달러 매수 우위의 수급과 대미 무역협상 관련 우려 등으로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1,40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높였다.
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2월 3일 야간 연장거래에서 계엄선포라는 돌발변수에 1,442.00원까지 치솟았고, 그 후 지난 4월9일 장중 1,487.60원에 연고점을 찍은 후 12월들어 1,46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6월까지의 달러-원 환율 1,400원대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한 측면이 컸다. 국내 펀더멘털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6월30일 장중 1,347.10원에 연저점을 찍은 후 다시 1,400원대로 진입한 환율의 의미는 좀 달라졌다.
국내 경제 여건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6월부터 코스피가 상승 곡선을 그렸음에도 달러-원 환율은 크게 하락 압력을 받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열풍과 국내 조선, 방산 호조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점점 오름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미국 증시도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로 꼽혔던 점은 통상환경의 변화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매수 심리는 급격히 커졌다.
그러나 대미 투자 관련한 달러 유출 우려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조정할 수 있도록 협의함으로써 누그러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도 거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에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보다 우리가 나가는 규모가 거의 4배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개인투자자들이 10∼11월에만 123억3천700만달러에 달하는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도 증가하면서 외환당국은 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과 함께 환헤지 필요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에 가까워지면서 외환당국은 국민연금 뿐 아니라 수출업체, 증권사의 달러 수급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대규모로 달러를 사거나, 달러를 팔지 않고 보유하는 상황에 대한 점검과 패널티 부과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으로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쏠림은 완화됐다.
돌발변수가 발생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레벨을 높일 수 있지만 일단은 레인지 장세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원 환율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국내 주식시장과 엔화 흐름에 연동하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11월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이 12월에도 매도세를 이어갈지, 매수세로 돌아설지가 중요 변수"라고 분석했다.
원화가 저평가된 통화인 만큼 내년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는 비(非)기술 부문의 수출 회복에 주로 수혜를 받고, 기술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데 따른 이익도 기대돼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채권자금 유입에 긍정적이고, 원화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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