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 외화채④] 달러·유로 직조달로 '자연 헤지'하는 CPPI
  • 일시 : 2025-12-03 09:14:00
  • [NPS 외화채④] 달러·유로 직조달로 '자연 헤지'하는 CPPI

    최고 등급 앞세워 '그린본드' 발행…인프라 등 장기자산과 만기 매칭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이규선 기자 =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율 변동성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검토되는 국민연금공단(NPS) 외화채권 발행의 가장 선진적인 모델로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Investments, 이하 CPPI)가 꼽힌다.

    CPPI는 캐나다달러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 달러, 유로화 등 기축통화 채권을 발행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CPPI가 발행한 채권의 누적 규모는 약 1천310억 캐나다달러에 달한다.

    3일 국제신용평가사 보고서와 CPPI의 부채 발행 프로그램 자료에 따르면, CPPI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달러(USD), 유로(EUR) 등 5대 핵심 통화 시장에서 국채에 준하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최고 신용 등급은 정부의 직접적인 지급보증 없이 달성됐다.

    신평사들은 그 배경으로 CPPI의 독점적 법적 지위와 사회안전망 역할을 꼽는다. CPPI가 국가 연금 시스템의 필수 불가결한 핵심축이기에 재무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Moderately High)'다고 평가받았다.

    확보한 신용도는 조달 통화의 다변화로 이어진다.

    CPPI는 전체 발행 채권의 상당 부분을 자국 통화가 아닌 ▲미국 달러(USD) ▲유로(EUR) ▲영국 파운드(GBP) ▲호주 달러(AUD) 등으로 발행한다.

    CPPI 자료에 따르면 발행액 중 자국 통화인 캐나다 달러(CAD)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미국 달러(40%), 유로화(16%)가 전체의 절반이 넘으며 영국 파운드와 호주 달러도 각각 10%씩 발행했다.

    필요한 외화를 시장에서 직접 빌려 투자하는 구조다. 이는 현지 통화로 조달해 현지 자산을 매입함으로써 환율 변동 위험을 자연스럽게 상쇄하는 내추럴 헤지 효과를 낸다.

    최고 등급 신용도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미국 달러화(USD) 채권은 각국 중앙은행과 공적 기관의 투자 비중이 47%에 달해 사실상 국채에 준하는 안전자산 대우를 받고 있다.

    유로화(EUR) 시장에서는 건당 최소 10억 유로(약 1조5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발행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중앙은행 및 공적 기관 투자 비중 28%를 유지하고 있다.

    CPPI 부채 프로그램 보고서


    CPPI는 조달한 자금의 성격에 맞춰 채권의 만기와 종류를 설계하는 정교한 자산-부채 관리(ALM) 전략도 구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본드의 활용이다.

    CPPI의 만기별 통화 잔액 데이터를 보면, 2035년부터 2071년까지 이어지는 초장기 만기 구간에서는 유로화(EUR) 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26~2028년 단기 구간에서 미 달러화(USD)가 주를 이루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CPPI의 그린본드 프레임워크는 S&P로부터 최고 등급인 '다크 그린(Dark Green)'을 부여받았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재생 에너지 및 인프라 자산 투자에 매칭된다.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는 회수까지 상당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자금으로 조달할 경우 차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CPPI는 이를 장기 채권 발행으로 일치시켜 리스크를 지웠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도 외화채 발행 시 적자 전환 시기 등을 고려한 5~10년 안팎의 중장기 외화채로 최적의 ALM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rsong@yna.co.kr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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