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 외화채②] 매년 이자 내고도 5.5% 달성해야…운용 부담
내부에서도 엇갈리는 의견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이규선 기자 =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을 완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외화 표시 채권(외화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수익률 관점에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매년 채권 발행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국민 정서상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4자 협의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국민연금이 외화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와 관련한 수급이 달러-원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외부적인 압박이 계속해서 들어오면서, 그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고려됐다.
문제는 기금운용수익률 부담이다.
국민연금의 외화채는 '정부 지급 보증'에 힘입어 국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와 거의 동일하거나 약간 높은 금리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 외평채 금리는 기준통화 동일만기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방식으로 정해진다. 현재 기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 수준이다. 과거 10년물 외평채 가산금리가 25~55bp로 정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외화채 발행금리는 연 4% 초중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그만큼의 이자를 매년 지급하면서도 목표운용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이번 모수개혁에서 적용 목표수익률 가정이 4.5%에서 5.5%로 상향된 와중에 기금운용본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업무 부담도 만만치 않다. 외화채 발행에는 국제 신용등급 확보, 주관사 선정, 로드쇼(IR) 등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은 운용역 1인당 운용 규모가 약 3조원에 달해 다른 글로벌 연기금 대비 최대 10배 크다. 운용 인력 확충 노력에도 정원조차 채우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대국민 설득 역시 과제로 꼽힌다. 기금 소진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돈까지 빌린다는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투자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지 말고 해외에서 돈을 빌리라는 건데, 이는 기금 운용 수익률을 위한 선택이 아닐 수 있어서 위험하다. 정부로부터의 압력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기금 고갈 공포에 더해 해외에서 돈까지 빌린다면 기금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시하는 글로벌 채권 투자자의 운영 개입 우려는 기우라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이미 외평채를 비롯해 산업은행 등 공기업도 외화채를 활발히 발행하고 있다.
주주와 달리 채권자는 이자와 원금 상환 청구권만 가질 뿐 경영 참여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입이나 소송 여지가 제한적이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매년 재무제표 등이 포함된 연간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고,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까지 공개한다"며 "외화채 발행이 추가적인 정보 공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kslee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