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에 달러 풀라는 당국…시장 체감은 "여전히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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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외환당국이 수출업체들에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 네고(달러 매도)로 풀리는 물량은 여전히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업체들은 당국의 취지에 십분 공감하는 입장이라지만,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쉽사리 대규모로 물량을 내놓기에는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1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4일 1,477.3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1,460원 중반~1,470원 초반대 레인지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수출업체들과 지속해 접촉하면서 외환수급 개선을 위해 적정한 수준의 달러 매도를 요청하고 있고, 정책금융 지원 차등화 방안까지 내놓고 수출업체를 독려, 압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국제금융국 인력을 보강해 수출업체의 환전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형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에 맞춰 달러를 꾸준히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환헤지 상품 운용으로 자금이 순차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고환율이라고 해서 환전 규모가 달라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렵다"며 실제 환전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을 처리하는 은행권에서는 당국의 정책 방향에도 실제 시장에 풀리는 네고 물량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달러-원 환율이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보니, 수출업체들도 적극적인 환전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수출업체 네고가 많이 나왔다면 달러-원도 더 밀렸을 텐데,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최근 1,470원 초중반대로 오를 때 네고 물량이 조금 나온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하방으로 강하게 내려갈 재료가 아직 없기 때문에, 환율도 레인지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당국과 수출업체의 소통 뒤 주요 거래처를 중심으로 네고가 많이 나온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계속 달러를 보유하는 곳도 분명히 있다"면서 "11월 말 네고 역시 예전보다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통상 연말에 네고가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는 데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예년과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 등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이벤트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급 쏠림이 해소돼야 수출업체 네고도 풀리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 시장 분위기가 롱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수급 쏠림이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고, BOJ는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등 수급 쏠림이 해소돼야 환율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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