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내년 연준이 금리 인상한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3개월 전인 9월 중순만 해도 연 2.4%대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요즘은 3.10%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물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연말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들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90%에 육박하지만, 호주, 유럽 등의 다른 중앙은행 핵심 관계자들은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시사하는 발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시장은 혼란스럽다. 이러다가 내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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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장기채권의 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얽혔다.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중앙은행의 경고도 있지만, 정부 주도의 확장재정에 기반해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측면이 크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9월)과 비교해 0.1%포인트(p)씩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도 0.3%p 올린 5.1%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 경로에서 이탈할 우려도 생긴다. 무엇보다 재정건전성 상태가 좋지 않은 나라의 확장재정은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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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도이체방크는 내년 미국 증시의 잠재위험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잘 못 판단해 긴축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꼽았다. 허무맹랑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2021년 팬데믹 시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가 뒤늦게 금리 인상을 서두른 경험이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과거 연준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ECB의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인플레 위험의 분포가 상방으로 전환됐고, 따라서 시장은 다음 금리 움직임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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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주목할 게 있다.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한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 전 세계 중앙은행은 이미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유동성으로 촉발된 파티를 끝내는 게 중앙은행의 전통 역할이다. 영란은행(BOE)은 대규모 부채로 조달된 인공지능(AI) 인프라 지출에 대해 경고했고, ECB도 투자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강세장에서 소외될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작용하고 있고 꼬집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 국제결제은행(BIS)은 개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가 미국 주식과 금(Gold) 시장을 '거품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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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산시장은 내년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이 임기인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거론하고 있다. 인하에 미온적인 현 의장이 만들어낼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정치적인 해법이다. 내년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이런 정치적 의도가 녹아들면서 심해질 조짐이 보인다. 문제는 버블이 맞는지는 터져봐야 안다는 점이다. 자산가격의 고공행진이 진행될수록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이란 칼을 벼릴 것이다. (디지털뉴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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