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헤지 주시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노출된 패' 우려
  • 일시 : 2025-12-11 10:29:23
  • 국민연금 환헤지 주시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노출된 패'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이 지나치게 시장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언제 시작하고 언제 해제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 규칙에 대한 윤곽이 대략적이나마 알려지면서 글로벌 헤지펀드의 투기적 베팅이 쉬워지고 이것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전술적 환헤지를 재개했다는 한 외신 보도에 런던장에서 환율이 급반락하는 장세가 연출된 것은 역외 투자자들의 민감도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지난 9일 한 외신은 서울 외환시장 정규장 마감 이후인 오후 4시께 국민연금이 원화 약세를 방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전술적 헤지로 보이는 달러 매도를 단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후 3시 30분께 1,472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해당 소식이 나오자 1,465.50원까지 급하게 떨어졌다.

    다만 실수요급 매도물량이 받쳐주지 않으면서 환율은 1,470원 수준으로 다시 복귀했다.

    정규장 이후 연장거래 초입에는 런던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거래를 시작하는 때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해당 보도가 나오자 런던의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역외 투자자들이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앞다퉈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적 환헤지로 추정됨에 따라 이후까지 파급은 크지 않았지만 만약 전략적 환헤지가 재개된다는 소식이 나왔다면 환율의 방향이 확 꺾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가 환율의 상단과 하단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환헤지가 시작되는 레벨에서는 팔고, 환헤지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레벨에서는 다시 사는 식의 투기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연금의 헤지전략이 노출된 데 따라 같은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이 해외자산에 대해 헤지를 언제부터 할지 또 헤지를 언제 풀지 기금운용본부에서 정학 규칙이 있고 대외비지만 패가 다 까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환율이) 어느 선까지 가면 헤지가 시작돼 조심해야겠다, 또 어느 선 밑으로 내려가면 헤지를 풀거다를 알고 있다"라며 "해외투자자들이 그 바운더리 안에서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을 관리하는 당국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기계적으로 발동되는 환헤지가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확대해 정책의 신축성을 더해야 한다고 이 총재는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환헤지를 수행하는 담당자들에 대한 보상체계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475원에서 상단이 막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연금의 전술적 환헤지를 통한 달러 매도가 일정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매도 물량이 감지되는 것은 아니어서 전략적 환헤지가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한편, 국민연금이 오는 15일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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