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를 것 같은데 왜 팔아"…경영진 입김에 난감한 기업 FX실무자들
  • 일시 : 2025-12-12 08:35:54
  • "더 오를 것 같은데 왜 팔아"…경영진 입김에 난감한 기업 FX실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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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1 jjaeck9@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70원을 웃도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수출업체 내부에서도 달러 매도 시점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외환 실무 책임자와 경영진 간 의견도 엇갈리면서, 은행권의 FX세일즈 성과도 예년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한때 1,477.3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장중 고점(1,487.60원)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연고점을 새로 쓰지는 않았지만, 당시 시장에서는 1,5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롱 심리가 짙었다.

    이 과정에서 수출업체 내부에서는 네고(달러 매도)에 대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도 많아졌다.

    수출업체는 매출채권(달러채권)을 받아 환전 시점에 여유가 있는 만큼, 경영진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하면 네고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외환 담당 책임자가 팀장, 또는 재무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고 외환 포지션을 움직일 텐데 환율이 급히 오르면 기업 임원은 1,480원까지 다시 오르지 않겠냐고 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외환 담당자들은 달러를 팔고 싶어도 팔자고 얘기를 못하는 상황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관계자도 "특히 중소 수출업체는 젊은 재벌 2세가 오너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단 몇 원 차이에도 예민한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지난 4월 1,480원대 레벨에서 달러를 매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분위기라 기업 내부에서 달러를 쉽게 팔지 못하는 것"이라고 귀뜸했다.

    그는 "최근 수출 실적도 좋다 보니 (기업들은) 더욱 달러를 팔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도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세일즈를 뛰고 있지만, 막상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 보니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205억7천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3% 늘었다. 이는 1~1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와 달리 수입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달러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수출업체와 달리 수입업체들은 당장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잦아 달러 매수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1,470원대 환율은 매우 높은 레벨이지만, 당분간 환율이 하락하기 어렵다고 예상되는 만큼 수입업체들은 환율이 소폭 하락할 때마다 달러를 즉각 사들일 수밖에 없다.

    고환율로 인해 수입업체와 은행권 모두 '곡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내년 환율 전망으로 쏠린다.

    무역업계의 환율 전망은 달러 약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여전히 내년에도 1,400원대 환율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양적긴축 중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 미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등으로 달러인덱스는 2026년 말 96.5포인트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달러-원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따른 달러화의 구조적 유출 등으로 내년에도 1,400원 내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단,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과 반도체 호조 지속 등으로 달러-원의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1.0% 증가한 7천110억달러, 수입은 0.5% 증가한 6천330억달러, 무역수지는 780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올해보다 흑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한국무역협회는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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