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ECB 통화정책] '좋은 상태' 금리동결 유지…유로화 강세 전망
  • 일시 : 2025-12-12 10:00:04
  • [2026년 ECB 통화정책] '좋은 상태' 금리동결 유지…유로화 강세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내년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좋은 상태(good place)'라고 평가했듯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치 내에 있는 데다 성장률도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증시도 기업 실적 호조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금리는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겠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 금리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



    ◇ECB,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며 내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ECB는 2024년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총 8차례 금리를 내렸다. 정책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는 4.0%에서 2.0%로 낮아졌다.

    현재 유로존 금리는 경제를 자극하지도 둔화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영역에 진입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ECB 목표치 내에 있고,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유인이 작은 상태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1%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주류·담배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역시 2.4%로 역시 ECB 목표치 2%에 부합했다.

    지난 몇 달간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ECB 관계자들은 통화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해왔다.

    최근 ECB의 사실상 2인자인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가 예상 밖 금리 인상 발언을 하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지만, 아직 대다수 전문가는 ECB가 당장 내년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시장에서는 추가 힌트를 얻기 위해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발표하는 물가와 성장률 전망을 주시하고 있다.

    ECB는 지난 9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물가 변동을 제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1.2%로 제시했다. 내년과 2027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0%, 1.3%였다.

    라가르드 총재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행사에서 다음 주 성장률 전망을 상향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ECB의 올해와 내년 헤드라인 CPI 전망치는 2.1%, 1.7%다. 2027년 CPI 전망은 1.9%다.

    현재 ECB의 전망은 유로존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지만, 여전히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ING는 "ECB 추가 금리 인하의 기준이 여전히 높다"며 ECB가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큰 폭의 부정적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금리 동결을 전망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 수준이고, 독일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감안할 때 금리 동결이 합리적"이라면서도 "만일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한다면 금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BC캐피탈마켓은 "내년 유로존 경제는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와 향후 10년간의 5천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만큼 ECB가 내년 금리를 2%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금융시장 방향성은…유로화·증시↑국채↓

    내년 유로화는 올해에 이어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달러 환율은 연초 1.02달러선에서 움직였으나 최근 1.16선까지 상승했다. 올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유로화는 내년에도 유로존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유가와 가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화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ING는 내년 약달러 추세에 유로화가 달러 대비 소폭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유로-달러 환율이 1.15~1.20달러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프랑스와 영국은 정치적 불안으로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유로존 국채 시장은 현재 안정됐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주요국 국채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선,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 독일 국채금리가 내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86% 수준으로,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계획인 만큼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안이 큰 프랑스 역시 내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국채금리는 한때 정치적 혼란과 경제 취약성의 대명사였던 이탈리아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의 국채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기준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3.57%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어 이탈리아 10년물 3.56%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RBC캐피탈마켓은 "전반적인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며 특히 독일에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 유럽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이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권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재정이 취약하다고 평가받아온 스페인과 그리스의 경우 재정적자가 잘 통제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국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증시는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 10일 기준 연초 이후 약 17%가량 상승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10%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낮아진 기저효과로 유럽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거시경제 환경 개선과 유동성 증가, 중국발 경기 부양책 등이 유럽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정책이 유럽의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펀더멘탈 대비 여전히 주가가 싸다는 점도 내년 지수 상승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글로벌·유럽증시 전략 헤드는 "내년 유럽 기업들의 실적은 올해 낮았던 기저효과 덕분에 15%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 환경 개선과 유동성 확대, 중국의 재정부양책 등을 고려하면 (기업 실적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닝스타의 마이클 필드 전략가는 "올해 유럽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정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유럽의 거시경제 환경도 개선되는 만큼 내년 1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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