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30년물 금리 급등 속 AI 불안…증시·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AI 산업에 대해 회의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AI 불안을 촉발한 브로드컴은 11.43% 폭락했고, 과잉 투자 논란이 있는 오라클은 4.47% 내리며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약세 속에 하락했다. 지난 이틀과는 반대 방향으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FOMC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잇달아 표명하면서 장기물 쪽에 강한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30년물이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면서 이목을 끌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올랐다.
달러는 파운드 약세 속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당국자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강세분을 반납하며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파운드는 영국의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를 밑돌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뉴욕 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속에 뉴욕증시 기술주의 급락으로 위험회피 분위기가 번졌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96포인트(0.51%) 밀린 48,458.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3.59포인트(1.07%) 떨어진 6,827.41,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한 23,195.17에 장을 마쳤다.
브로드컴의 '솔직한' 전망이 꿈과 희망에 부풀었던 AI 산업을 흔들었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마진이 더 작다"고 밝혔다. AI 산업이 생각보다 '돈이 안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브로드컴은 이와 함께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6회계연도 AI 매출 전망치 발표도 보류했다. 향후 6분기에 걸쳐 출하될 AI 제품의 수주 잔고는 최소 730억달러라고 전망했으나 이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그간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은 AI 산업이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설파해왔다. 오픈AI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막대한 규모의 AI 인프라에 설비지출(CAPEX)을 하는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근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브로드컴이 AI 마진 문제를 솔직하게 건드리면서 실망감이 투매를 촉발했다.
브로드컴은 이날 11.43% 급락하면서 시총 2조달러 문턱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브로드컴은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총이 1조9천500억달러까지 불어났었으나 이날 마감 기준 1조7천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AI 테마 투매 속에 엔비디아도 오후부터 낙폭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AI 칩 H200에 대해 대중(對中) 수출을 허용했으나 중국 정부가 도리어 이를 거부한다는 보도에 투심이 어그러졌다.
백악관의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의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분명히 그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반도체 자립을 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발 악재로 AI 및 반도체 종목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10% 폭락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필리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시총 1위와 2위다.
TSMC와 ASML,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인텔 등 다른 종목들도 모두 4% 안팎으로 하락했다.
오라클은 전날 10.83%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4.47% 떨어졌다. 오라클이 일부 데이터 센터의 완공을 1년 미루게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오라클은 장 후반 반박 성명을 냈으나 낙폭은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아르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로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지른 날"이라며 "투자자들은 AI에 대해 완전히 비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고 불안해하면서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2.87% 급락했고 에너지도 1% 가까이 내렸다. 필수소비재는 1% 가까이 올랐다.
시총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애플은 강보합, 테슬라는 2.70% 올랐다. 하이퍼스케일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메타는 하락했으나 1%대 하락률에 그쳤다.
전통 산업주와 우량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일부 종목은 강세였다.
JP모건체이스와 비자, 존슨앤드존슨, 홈디포, 프로터앤드갬블(P&G), 유나이티드헬스는 1% 안팎으로 상승했다.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보잉, 버라이즌도 2% 안팎으로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4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43.5%, 동결 확률은 39.0%로 반영했다. 적어도 내년 1분기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89포인트(5.99%) 오른 15.74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5.60bp 오른 4.196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330%로 같은 기간 0.3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580%로 6.90b 뛰어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61.00bp에서 66.30bp로 확대됐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장기금리는 유럽 거래에서부터 오르막을 걸었다. 30년물 금리는 뉴욕 오전 장 후반께 4.8670%까지 올라 지난 9월 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행사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나는 9월과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에 특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더 많은 데이터를 기다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4년 반 동안 목표를 웃돌았고, 몇 달 동안 추가 진전이 정체됐으며, 최근 관할 지역에서 우리가 접촉한 거의 모든 기업인과 소비자가 물가를 주요 걱정거리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할 때,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는 것이 보다 신중한 선택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와 함께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 이를 억제하려면 통화정책이 완만한 긴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신시내티대학 부동산센터가 주최한 행사에 나와 "현재 우리의 정책은 거의 중립"이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더 압박을 주기 위해 "약간 더 제약적인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금리를 더 내릴 게 아니라 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으로, 그는 내년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해맥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조금 더 오래 있으면, 정책 관점에서 현재 상황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노동시장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우리는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금리는 뉴욕증시의 약세 속에서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단기금리는 상대적으로 눌리는 양상이 뚜렷했다.
시그니처FD의 토니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데이터가 매우 엇갈리고 있으며, 연준 당국자들은 모든 것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현재 인플레이션과 고용 간 줄다리기의 결과"라고 짚었다.
다음 주 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는 일본은행(BOJ)이 이후에도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도 국채시장에 부정적 재료였다.
이날 한 외신은 BOJ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기 전 정책금리가 0.75%를 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현재 0.50%인 BOJ 정책금리가 0.75%를 웃돌려면 다음 주 25bp를 올린 뒤 추가 인상이 있어야 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8분께 연준이 내년 1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24.4%로 가격에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75.6%로 훨씬 높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5.879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5.593엔보다 0.286엔(0.184%)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이 12월 이후에도 정책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달러-엔은 순간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8.404로 전장보다 0.072포인트(0.073%) 소폭 올랐다.
달러는 뉴욕장 진입 전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맞물려 98.530까지 높아졌다.
달러의 방향에 변화를 준 것은 연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다.
내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있는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반적으로 나는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보다 노동시장 약화에 대해 조금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내년으로 가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FOMC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나는 내년 금리에 대해 매파적이지 않다"면서 "나는 향후 1년 동안 금리가 얼마나 내려갈 수 있을지 가장 낙관적인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준이 지급준비금 확충 차원에서 재정증권 매입에 나서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락했고, 이와 맞물려 달러인덱스도 장중 98.322까지 하락했다.
다만, 내년에 투표권에 생기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달러는 다소 반등, 주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해맥 총재는 "현재 우리의 정책은 거의 중립"이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더 압박을 주기 위해 "약간 더 제약적인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밥 세비지 전략가는 "주말을 앞두고 관망 분위기"라며 "달러는 이번 주 내내 밀렸고, 거의 한 달 동안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연준의 금리 인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392달러로 전장보다 0.00017달러(0.014%) 내려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666달러로 0.00273달러(0.204%) 하락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10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달 대비 0.1%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0.1%)와 정반대의 결과다.
RSM UK의 토머스 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금리 인하에 조금이라도 의문이 남아 있었다면, 오늘 아침에 발표된 지표(GDP)가 그 의문을 완전히 지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33410달러까지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540위안으로 전장보다 0.0033위안(0.047%) 소폭 올랐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16달러(0.28%) 내린 배럴당 57.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초순 이후 7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WTI는 한때 58달러 선을 소폭 웃돌기도 했으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했다. WTI는 이번 주 들어 지난 10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사장은 "시장은 원유 공급 상황으로 인해 계속 압박받고 있다"면서 "원유 시장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384만배럴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전망치(409만배럴 초과)보다는 낮아졌지만, 세계 원유 수요의 거의 4%에 가까운 규모다.
뉴욕증시 기술주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로 전날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2%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는 매파적인(통화 긴축 선호) 논조의 발언이 잇달아 나왔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신시내티대학 부동산센터가 주최한 행사에 나와 "현재 우리의 정책은 거의 중립"이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더 압박을 주기 위해 "약간 더 제약적인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행사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성명에서 "나는 9월과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에 특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더 많은 데이터를 기다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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