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1,480원 정당화 어려워…국민연금 달러 조달원 확보해야"(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말 달러-원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한 것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의 주된 축으로 지목됐던 국민연금이 향후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선 달러 조달원을 확보하는 등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에서 "중앙은행 총재로서 환율 수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당시 1,480원 수준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정당화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11월 이후 원화가 달러화 대비 과도하게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 시점부터 달러지수와의 디커플링이 나타났다"며 "엔화와의 동조화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절하 폭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해외투자 절반 축소…달러 수요 최소 200억달러 감소"
특히 이 총재는 환율 급등의 국내 요인으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를 언급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우리 외환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참여자"라며 "해외투자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났고 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우리 외환시장 전체에 비해 상당히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란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외환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될 예정인데, 이는 최소 2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며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상당한 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은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관련한 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 총재는 이를 '뉴 프레임워크(new framework)'라고 표현했다.
◇"국민연금 다양한 헤지 수단·달러 조달원 확보해야…달러채 발행도 검토"
이 총재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의 환헤지 목표 비율은 0%지만, 경제학자로서 개인적인 견해로는 헤지 비율을 일정 수준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중앙은행과의 외환스왑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헤지 수단과 달러 자금 조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자산부채관리(ALM) 관점에서 보면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은 자연스러운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관계기관이 최적의 환헤지 비율과 적절한 외국인 투자 비중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3~6개월 이내에 관련 방향이 정리될 수 있다"며 "그 결과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 구조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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