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산업생산 증가 '찔끔'…K자형 양극화 현실로
작년 전산업생산 0.5% 증가 그쳐…5년만에 최저 증가율
반도체 13.2%↑·건설 16.2%↓…업종간 극명한 희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지난해 역대급 호황으로 반도체 생산이 13% 이상 급증했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을 아우르는 전산업 생산은 0.5%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여파로 상반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데다 건설기성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반도체 호조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반도체 이외 분야의 격차가 뚜렷해지는 'K자형 양극화'가 실물경제 지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은 전년보다 0.5% 증가했다.
5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증가 폭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산업 생산은 2020년 1.1% 감소한 뒤 2021년(5.5%)과 2022년(4.8%)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1.1%) 주춤한 데 이어 2024년(1.5%)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둔화했다.
전산업 생산 증가율이 0%대로 떨어진 데에는 12·3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상반기 경기 부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전산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1.6%)과 서비스업 생산(1.9%)이 비교적 선방한 반면 건설업 생산(건설기성)은 16.2% 급감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생산의 감소 폭은 199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수준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 산업이어서 사이클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2022년에 공사비와 금리 상승으로 수주가 급감한 것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 중에서는 반도체 생산의 급증이 가장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생산은 전년보다 13.2% 늘었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은 0.1% 줄어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에만 의존하는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의 실질 성장률(1%·속보치)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제조업 기여도는 0.6%포인트(p)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로만 보면 성장률을 0.9%p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업 생산에서는 도소매업(2.9%)과 운수·창고업(3.4%), 정보통신업(1.9%), 금융·보험업(2.6%) 등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금융·보험업의 경우 지난해 증시 활황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재경부는 분석했다.
올해에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흐름에서 건설업 반등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 등을 거론하며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양호한 속보지표 등을 감안할 때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요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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