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준] '그림자 연준' 꿈꾸는 워시…금리 인하는 신중
  • 일시 : 2026-01-30 21:51:31
  • [케빈 워시 연준] '그림자 연준' 꿈꾸는 워시…금리 인하는 신중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진정호 특파원 =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연준 전 이사는 줄곧 연준이 더 작아져야 한다는 통화정책 철학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워시 전 이사를 지명했다.



    ◇"그림자 같은 연준" 지향…QE 공개 비판한 유일한 인물

    워시는 더 작은 연준을 지향하는 인물이다.

    그는 중앙은행이 경제 전반에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금융시장에서 최소한의 존재감을 유지하며 정책 신호를 보내는 그림자 같은 역할 정도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워시는 2006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5년간 연준 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절 2009~2010년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QE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공개 비판한 연준 이사다.

    대차대조표가 비대해지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당시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으며 통화정책 수단은 필요할 때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시는 2009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와 연설을 통해서도 "필요하다면 과거보다 더 강력한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또 2010년 6월에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에 대해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 연준이 6천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추진하자 워시는 이를 두고 "결코 가볍지 않은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표결에서는 정책에 찬성했지만, 사실상 QE에 반대하는 인물로 평가받았으며, 당시 QE정책을 펼친 버냉키 전 의장과도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는 지난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도 "연준이 통화정책의 핵심 책무를 넘어섰으며 국채 매입과 같은 비전통적 정책을 통해 정부 지출 확대를 암묵적으로 지원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거 불필요한 포워드 가이던스나 정책 외적 발언을 줄이고, 시장 기능에 내재된 규칙을 존중하는 전통적 중앙은행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여러 차례 지적했다.

    국채 매입이나 비전통적 수단을 통한 정부 재정 지원은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연준은 그림자처럼 배경에서 경제를 안정시키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워시의 일관된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기고에서도 연준의 불어난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E가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연준, 체제 교체 필요"

    워시는 지속적으로 연준 개혁 필요성도 강조해왔다. 그는 연준의 제도와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논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해왔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연준에는 체제 교체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연준의 "현재 상처는 대부분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는 방식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구체적인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연준이 시장에서 과도한 역할을 맡으며 독립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그의 견해는 경기 부양을 우선시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공화당 내 보수파들의 주장과 가깝다.

    공화당 내 보수파 경제학자와 정치인들은 '작고 효율적인 중앙은행'이라는 비전을 강조해왔다. 이들은 연준이 다양성 및 포용성(DEI) 같은 사회적 의제에 개입하거나 관련 발언을 내놓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워시도 이같은 사회적 의제는 연준이 다뤄서는 안 될 금지 품목 혹은 사회적 유행으로 규정하며 연준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같은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시는 지난해 7월 언론 기고를 통해 연준이 "미국 경제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라고 부르며 "세계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연준 지도자들은 더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연준의 규제로 은행들의 부담이 크다며 은행들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규제와 규정은 체계적으로 중소 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하여 실물 경제로의 신용 흐름을 늦추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리 인하에는 찬성…속도와 폭에는 신중

    워시는 전통적으로 매파로 분류된다. 현재 파월 의장보다도 오히려 더 매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무턱대고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워시가 줄곧 비판해왔던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이후에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발언을 늘리고 있지만,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책금리를 단숨에 1%까지 낮추는 대폭적인 인하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워시는 지난해 인공지능(AI)이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금리 1%까지 공격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은 작다며 대신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신뢰 회복을 전제로 한 점진적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가 금리 인하 여부보다도 대차대조표 축소와 제도 개편이 더 큰 정책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윌슨 자산운용의 데이미언 보이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워시는 낮은 금리를 선호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지만, 그가 낮은 금리보다 더 중시하는 것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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