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준] 리먼 파산 다음날도 인플레 걱정…'초강경 매파' 이력
FOMC 녹취록에 발언 담겨…금융위기 국면에도 인플레 지적 이어가
최근에는 금리 인하 지지 행보…'갸우뚱' 시각 적지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연준 이사로 재직했던 2006~2011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과 상당 부분 겹친다.
당시 벤 버냉키의 연준은 디플레이션 공포 타개를 위해 양적완화(QE)로 대표되는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을 펼쳤으나, 워시 지명자는 이에 마뜩잖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그를 매파로 인식하는 것도 이사 시절 행보 영향이 크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적은 없지만 2011년 사표를 던진 것은 그에 앞서 결정된 QE2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다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2008년 9월 FOMC는 공교롭게 리먼브러더스 파산 다음 날인 9월 16일 열렸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와중에 열린 그 회의에서도 워시 지명자는 매파적 견해를 버리지 않았다.
연준이 5년 후 공개하는 FOMC 녹취록에는 참가자들의 발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워시 지명자는 2008년 9월 FOMC에서 "에너지, 금속, 식품뿐 아니라 전체 원자재 바스켓 전반에 걸쳐 물가가 하락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아직 내려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여파에 대해서는 "지난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의 증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이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수준의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는 며칠 후에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시 지명자는 QE1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고, 연준 내부 전망보다 빠르게 완화 강도를 줄일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시각에서 보면 '초강경 매파'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연준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2009년 4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나는 하방 위험보다는 상방 위험을 계속 더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나는 이례적인 통화완화 조치의 축소 속도가 그린북(연준 실무진의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속도보다 빠를 것이며, 현재 시장 기대치보다는 느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근원 인플레이션은 예측 기간 그린북에서 제시하는 수준보다 다소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2%를 한참 밑돌고 있었다. 전품목(헤드라인) 수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한 상태였다.
워시 지명자는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 매파'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고조되던 때인 2010년 6월 연설에서 "미국은 그리스가 아니다"라면서도 가장 크고 견고한 경제와 세계 기축통화 지위 등은 "타고난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재정 건전화는 정책 결정자들이 그 경로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타의에 의해) 그 경로가 선택되거나 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면서 "당연히 전자가 선호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과거를 고려하면 워시 지명자가 최근 들어 금리 인하 지지 행보를 보인 것은 다소 의아스럽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쌓아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도 '코드'가 어긋나는 구석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워시 지명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독립 리서치회사인 르네상스매크로는 30일(현지시간) 워시 지명 발표를 앞두고 내놓은 코멘트에서 "케빈 워시는 그의 전체 경력 내내 통화정책에 대해 매파적이었으며, 가장 중요하게는 노동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에 그랬다"면서 "오늘날 그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는 편의에 의한 것이다. 대통령은 속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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