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흔들'…달러-원 고개 숙일까
  • 일시 : 2026-02-03 08:25:16
  •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흔들'…달러-원 고개 숙일까



    2026.2.2 kjhpress@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금·은 가격 급등을 이끌었던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위험회피 심리 속 되돌려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팔자세'가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받는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미국 연준 의장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귀금속 가격 급락 속 달러 강세가 촉발된 가운데, 향후 달러-원 환율의 흐름이 주목된다.

    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정규장 마감 직전 1,464.80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며 전장대비 24원 넘게 급등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5% 넘게 급락해 5,000선 아래로 밀렸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무려 2조5천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금·은 등 귀금속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패닉 셀링' 양상을 보였다.

    금ㆍ은 선물가격은 지난달 30일 각각 -11.4%, -31.3% 급락했으며 전날 아시아 장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간 투기성 거래에 힘입어 귀금속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이 증거금 비율을 대폭 상향 조정한 점이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강제청산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과 지수선물, 비트코인을 대거 현금화하면서 투매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법정통화를 매도하고 금·은 등 귀금속이나 비트코인과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달러인덱스가 110대에서 95대까지 밀린 가운데 금·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번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을 계기로 조정 국면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연준 이사 지명 소식이 시장에 주는 충격이 컸다"며 "금과 유가 등 실물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한 상황에서 자금이 다시 화폐 쪽으로 쏠리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며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도 일부 발생했지만, 달러인덱스는 상단이 막힌 모습이라 추가 상승 여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준으로 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완화했다"며 "달러 자산 매도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딩이 되돌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이후 달러 가치가 10%가량 하락했고, 자산 수요는 금·은 등 실물자산으로 이동했던 상황"이라며 "해당 시기 대표적으로 수급이 몰렸던 메모리 반도체와 AI 인프라 영역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국제금융센터도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이후 디베이스먼트 전략의 일환으로 각광받던 금ㆍ은과 비트코인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금센터는 "금ㆍ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전략으로 크게 선호돼 지난달 29일까지 각각 누적 161%, 318% 상승했으나 지난달 30일 이후 일제히 급락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워시 지명자가 과거 매파적 입장에서 보다 실용적인 스탠스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금센터의 이은재 부전문위원과 최성락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워시 지명자는 최근 인터뷰와 기고문 등에서 AI 생산성 향상이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기준금리를 더 낮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워시 지명자를 둘러싼 '매파' 해석이 과도하게 반영된 '일시적 충격'인 만큼, 향후 시장의 과도한 우려는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설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달러-원 환율은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약 한 달 뒤 예상환율을 1,400원 수준으로 직접 언급한 점도 시장 참가자들의 상단 경계감으로 지속 작용한다.

    다만,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면서 당분간 달러-원의 방향성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오는 6일로 예정됐던 지난 1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밤 발표 예정이었던 작년 1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도 함께 미뤄지게 됐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당분간 1,400원대 초중반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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