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리스크오프 속 기술주 부진…채권 혼조·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급락하다 낙폭을 축소하며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고점 부담 속에 투매가 나왔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화폐들이 급락한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다만 기술주 투매 흐름 속에서도 월마트는 성장주와 경기방어주 성격이 동시에 부각되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기업으론 11번째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오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변동폭은 제한적이었다.
뉴욕증시가 기술주의 급락 속에 부진을 보이면서 국채가격을 밀어 올렸다. 장기물은 오후 장 들어 강세로 돌아섰고, 단기물은 낙폭을 축소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달러는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이사로 촉발된 급등세가 진정된 가운데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약세 압력을 받았다.
호주달러는 호주가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에 달러 대비 1% 넘게 뛰었다.
뉴욕 유가가 2% 가까이 반등했다.
미군이 이란 근해에서 이란의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정학적 불안감이 유가에 다시 반영됐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6.67포인트(0.34%) 내린 49,240.9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8.63포인트(0.84%) 떨어진 6,917.81, 나스닥종합지수는 336.92포인트(1.43%) 하락한 23,255.19에 장을 마쳤다.
최근 뉴욕증시가 하루가 다르게 방향성이 뒤바뀌는 가운데 이날도 급락 후 낙폭을 빠르게 축소하는 급변동 흐름이 나왔다.
나스닥 지수는 장 중 2.39%까지 낙폭을 늘리다 1%포인트 가까이 낙폭을 줄였고 S&P500 지수도 -1.64%까지 떨어진 뒤 0.8%포인트가량 하락분을 회복했다.
그간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투매로 하락세를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6%까지 급락하다 -2.07%로 낙폭을 줄였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SML, 램리서치, KLA, 퀄컴이 3%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4.20%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주식 중 하나인 마이크론은 징검다리식으로 하락하며 조정을 겪는 중이다. 마이크론은 지난주까지 10주 연속 상승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만 45% 넘게 뛰었다.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와 경기순환주의 상대적 부각으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엔 테슬라만 강보합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브로드컴은 3% 안팎으로 하락했다. 아마존과 알파벳도 1%대 하락률이었다.
생성형 AI 도구들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의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로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서비스 업종 지수는 이날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소프트웨어 업종 지수는 3.48%, 컴퓨터 서비스 업종 지수는 7.70% 떨어졌다.
US뱅크자산운용그룹의 빌 노시 수석 투자 이사는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매출 추세는 매우 견고해 보이지만 AI로 발생할 수 있는 중개자 배제 현상은 여전히 우려 요소"라며 "현재 시장 심리에 그런 우려가 반영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위험 회피 심리는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확산했다. 비트코인은 장 중 6% 넘게 떨어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게 됐다.
반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뒤 경기방어주와 성장주 측면이 모두 프라이싱되며 시총이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돌파했다.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수 추종성 자금이 유입된 점도 영향이 컸다.
월마트는 광고 사업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데다 전자상거래 부문도 매 분기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아마존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AI 방산업체 팔란티어 또한 강력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보여주면서 6.38% 뛰었다.
'닷컴 버블'의 상징인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는 3% 넘게 오르며 닷컴 버블 시절의 고점을 26년 만에 돌파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3% 이상 뛰었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도 1% 이상 올랐다. 반면 의료건강과 통신서비스, 기술은 2% 안팎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은 미국 하원 본회의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면서 부분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해제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금리동결 확률을 91.1%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66포인트(10.16%) 오른 18.00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0.40bp 내린 4.273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5720%로 0.5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050%로 0.30b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71.00bp에서 70.10bp로 약간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오름세로 뉴욕 장에 진입한 미 국채금리는 점심 무렵까진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상승한 가운데 전날에 이어 회사채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분트 30년물 수익률은 이날 3.5493%로 3.03bp 상승했다.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케빈 워시의 등장에 따른 스티프닝 압력 속에 독일 재정지출 확대 전망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페퍼스톤그룹의 마이클 브라운 전략가는 "시장은 조만간 나올, 예상보다 많은 국채 공급에 대한 어느 정도의 소화불량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선 9개 기업이 214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날엔 오라클의 250억달러어치 회사채가 약세 재료로 작용한 바 있다.
오후 장 초반 무렵 미군이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접근하던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국채금리는 일시적으로 출렁거렸다. 장기금리는 순간적으로 1~2bp 하락한 뒤 반등했다.
해당 소식 이후 비트코인의 낙폭이 커지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자 장기금리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30년물 금리는 한때 4.90%를 살짝 밑돌기도 했다.
나스닥은 오후 한때 2.4%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은 축소됐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시장 상관관계가 무너지면서 특정 자산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사이먼스는 "시장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 때문에 특정 시점에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0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3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1.1%로 가격에 반영했다. 25bp 인하 가능성은 8.9%에 그쳤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41.1%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 40.5%에서 소폭 상승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5.73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5.590엔보다 0.148엔(0.095%) 소폭 상승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오는 8일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엔은 약세 압력을 받았다.
외환 닷컴 연구소의 쇼헤이 우헤이하라 외환 분석가는 일본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을 지적하며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은 엔 매도 재료"라고 평가했다.
그는 "3월 말에는 달러당 160엔 수준까지 (엔이) 하락하는 전개를 예상한다"면서 "급속한 엔저가 진행되는 경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개입에 나설 경우 150~155엔까지 반등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210달러로 전장보다 0.00300달러(0.25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7.372로 전장보다 0.225포인트(0.231%) 하락했다.
달러는 대체로 워시 지명자발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스코샤은행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숀 오스본은 오히려 "워시 지명 이후 연준 정책에 대한 기대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워시 체제 연준은 파월(제롬 파월) 체제에서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던 것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는 워시 지명자가 의장이 되더라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집단적 의사 결정 기구인 만큼,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 가능성은 작게 봤다.
달러에 더욱 큰 약세 압력을 준 것은 미 국채 금리 하락이다. 미 국채 금리는 뉴욕장 들어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기술주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했고, 비트코인도 7만3천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함대가 이란의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하게 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한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장중 97.297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348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62위안(0.089%) 내려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6962달러로 0.00306달러(0.224%) 올라갔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7020달러로 0.0070달러(1.007%) 급등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행 3.60%에서 3.85%로 25bp 인상했다. 미셸 블록 RBA 총재는 "호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샐리 올드는 "우리는 5월에 25bp의 후속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07달러(1.72%) 뛴 배럴당 63.21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중부 사령부는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시 링컨호는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500마일 떨어진 해상을 항해 중이었다.
해당 드론은 이란의 샤헤드-139 드론으로 미군 F-35 전투기가 격추했다. 미군은 '의도가 불분명한 상태'로 항모를 향해 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에는 이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보트가 미국 국적 선박을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중부사령부는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권에 군사 개입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도 우선 대화로 핵 협상을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항모 전단을 이란 근해에 배치했으나 외교로 먼저 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군의 발표대로라면 이란 정부가 먼저 미군에 군사적 행동을 취한 만큼 이란 정국이 악화할 수 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수석 지정학적 분석 총괄은 "이란이 석유 시장에서 갖는 중요성은 단순히 생산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전략적 위치, 지역 안보 역학에 대한 영향력, 핵심 에너지 인프라 및 운송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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