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남아 있는 불안감
(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달러-원 환율은 1,440원 중후반대에서 소폭의 오름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최근의 급등락 흐름이 진정되는 국면으로 달러-원을 한 방향으로 이끌 뚜렷한 재료는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위험 회피 심리가 남아 있는 분위기여서 조심스러운 상승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07% 떨어졌고 엔비디아, 브로드컴, ASML, 퀄컴,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AMD는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등 대표 AI 테마주도 하락했다.
월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지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34%와 0.84% 밀렸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는 한때 2% 넘게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1.43% 하락으로 장을 끝냈다.
최근 뉴욕증시 배턴을 이어받아 국내 증시가 밀리고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일어나면서 달러-원이 오르는 흐름이 나타났던 까닭에 AI 및 반도체 투심 악화는 달러-원 상방 재료가 될 공산이 크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2024년 11월 이후 최저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잔존한 위험 회피 심리를 보여준다.
반도체 대장주 주도로 뛰어오른 국내 증시에서 전날 대규모 투매를 멈추고 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이 다시 매도로 선회한다면 달러-원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최근 수급이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는 만큼 외국인 동향이 달러-원의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마찰 소식 역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한다.
전날 미국 중부 사령부는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보트가 미국 국적 선박을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는데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은 달러-원 상승의 명분이 될만한 요인이다.
하지만 간밤 글로벌 달러화는 '매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 여파를 되돌리며 내리막을 걸었다.
달러 인덱스가 97.6 부근에서 고점을 확인하고 97.3으로 내려온 것은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한편, 나흘째 이어진 미국 연방 정부 부분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은 하원의 예산안 통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일단락됐다.
앞서 상원을 통과한 예산안은 하원에서 찬성 217표, 반대 214표로 가결됐다.
시장이 셧다운 해소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경우에는 달러-원 상승 시도의 명분이 약화할 수 있다.
전날 강성 비둘기파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를 1%포인트 넘게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를 총 75bp 내렸으므로 현재는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할 때라고 진단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는 마지막 단계에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보험을 일부 들어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259억1천만달러(약 616조원)로 전월 대비 21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재개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감소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이날 밤 ADP가 미국의 1월 민간 고용을 발표하고 공급관리협회(ISM)와 S&P글로벌이 각각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내놓는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20원 상승한 1,44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48.15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4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45.40원) 대비 4.2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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