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기술주 투매 속 주가·채권 혼조…유가 급등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기술주와 우량주의 뚜렷한 온도 차이 속에 혼조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테마는 이날도 집중 투매 대상이 되면서 기술주는 주저앉았다. 반면 기술주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도피처로 삼은 듯 전통 산업주와 우량주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틀 연속으로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오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뉴욕증시 기술주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위험회피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장기금리는 하방 경직성을 드러냈다. 미국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을 다소 웃돈 가운데 이란 관련 우려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영향을 미쳤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는 유로와 엔의 동반 약세 속에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 호조를 반영하며 강세 압력을 받았다. 엔은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나타나며 급락했다.
뉴욕 유가는 3% 넘게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권을 겨냥해 거듭 압박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1포인트(0.53%) 오른 49,501.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5.09포인트(0.51%) 밀린 6,882.72, 나스닥종합지수는 350.61포인트(1.51%) 내려앉은 22,904.58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전망이 암울한 소프트웨어 업종 외에 AI 및 반도체 테마 또한 투매 대상이 되고 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 기업 중에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만 강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 넘게 떨어졌고 브로드컴과 메타, 테슬라도 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마존과 알파벳도 2% 넘게 밀렸다.
기술주가 투매에 휩쓸리는 와중에도 애플이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AI 관련 익스포저가 작고 꾸준히 현금이 창출되는 애플은 경기방어적 성격을 띤다고 시장이 본다는 것이다. 애플은 기술주에 대한 투심이 악화하는 최근 2주간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AI 및 반도체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6% 급락하며 나스닥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AMD는 전날 장 마감 후 양호한 실적을 내놨음에도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17.20% 폭락했다.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품귀 흐름에 올라타 주가가 급등했던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9% 넘게 급락하며 이틀 연속 무너졌다. TSMC와 ASML, KLA도 4% 안팎으로 떨어졌다.
AI 산업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기술 업종 전반에 퍼지면서 팔란티어도 11% 넘게 급락했다. 오라클도 5.17% 떨어졌다. 그간 AI 테마로 주가가 상승했던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작년 말부터 시장은 AI 분야에서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구분하기 시작했다"며 "지금도 그런 추세가 이어지는 것 같으나 자연스러운 순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술주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우량주로 순환매되고 있다. 특히 제약 업종과 필수소비재, 소매기업, 통신, 산업주 등 우량주가 골고루 상승했다.
일라이릴리는 4분기 실적 호조에 10% 넘게 급등하며 시총 1조달러 선을 재돌파했다. 일라이릴리는 전 세계 제약 기업 중 유일하게 시총이 1조달러를 넘는다.
일라이릴리가 촉발한 낙관론에 암젠도 8.15% 급등했고 머크도 2% 넘게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 넘게 뛰었고 소재와 필수소비재, 부동산, 의료건강이 1%대 강세였다. 통신서비스와 임의소비재, 기술은 1%대 하락률을 찍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장 마감 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AI 분야 전반의 투심 악화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알파벳의 매출은 1천138억3천만달러, EPS는 2.82달러였다.
미국의 1월 서비스업 경기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확장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서비스업 업황은 19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금리동결 확률을 90.1%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과 거의 같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64포인트(3.56%) 오른 18.64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0.40bp 오른 4.27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5590%로 1.3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150%로 1.00b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70.10bp에서 71.80bp로 확대됐다.(커브 스티프닝)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던 미 국채 장기금리는 뉴욕 거래로 들어서면서 빠르게 레벨을 낮췄다. 미국 경제지표와 분기 국채 발행 계획(QRA)에 대한 경계감이 고개를 들었다.
오전 8시 15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민간고용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고용정보기업 ADP에 따르면 1월 민간고용은 전달 대비 2만2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4만8천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뒤이어 QRA가 공개되자 장기금리는 비교적 빠르게 반등했다. 미 재무부는 오는 4월까지 석 달 동안의 이표채(쿠폰채)와 변동금리채(FRN) 입찰 규모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재무부는 아울러 입찰 규모에 단시일 내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입찰 규모를 향후 확대하는 방안을 예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언급도 그대로 뒀다.
재무부는 다만 연준의 재정증권(T-bill, 만기 1년 이하 국채) 매입과 "민간에서 늘어나는 재정증권 수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장차 스탠스 변경 여지를 남겼다.
이번 QRA 발표를 앞두고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지론인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자 시장 일각에선 장기채 입찰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스티븐 젱 전략가는 QRA가 다가오자 "기대가 높아진 듯했다"면서 "일부는 사람들은 보다 강력한 부채 관리 접근을 기대했지만, 그러한 전략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개장 후 기술주가 미끄러지자 이에 반응하던 미 국채금리는 서비스업 데이터에 다시 지지를 받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과 같은 53.8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53.5)를 근소하게 상회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여주는 가격지수는 66.6으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14개월 연속 '60'을 웃돌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ISM의 스티브 밀러 서비스업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가격 인상이 지속되거나 확대될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벤 에이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다소 누그러진 출발을 보였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활동이 반등함에 따라 2026년 서비스 부문 성장세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한때 3% 후반대의 급등세를 보인 것도 장기금리를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권을 겨냥해 거듭 압박하면서 긴장감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자신의 처지를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0분께 연준이 오는 3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1%로 가격에 반영했다. 25bp 인하 가능성은 9.9%에 그쳤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42.2%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 44.0%에서 소폭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6.926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5.738엔보다 1.188엔(0.762%) 급등했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주말 엔저를 두고 "수출 기업에 큰 기회"라고 평가한 발언이 엔에 계속 약세 압력을 주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오는 8일 총선에서 대승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재정 우려를 키우며 엔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총괄은 "다카이치 총리는 수출 확대 측면에서 엔저의 이점을 매우 트럼프 방식으로 언급했다"면서 "재정정책 측면에서 신뢰성에 대해서도 시장은 매우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306달러로 전장보다 0.00174달러(0.147%) 하락했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올랐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이는 지난 2024년 9월(+1.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정된 직전 달(+1.9→2.0%) 대비로는 0.3%포인트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1790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레드번 애틀랜틱의 멜리사 데이비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고, 유로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한 채 유지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CB는 오는 5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고 정책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동결이다.
달러인덱스는 97.661로 전장보다 0.289포인트(0.297%) 상승했다.
미국 서비스업 경기 호조도 달러 강세 흐름에 가세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8로 시장 예상치(53.5)를 상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시 주석과 극히 좋은 관계"라고 평가한 것도 강달러에 일조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하며 장중 97.729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L맥스그룹의 시장 전략가인 조엘 크루거는 "시장은 일본 선거 리스크, 유로존 인플레 둔화, 미국 성장 및 노동 모멘텀에 대한 재집중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달러는 완만하게 지지가 되지만, 엔은 명백하게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6507달러로 전장보다 0.00455달러(0.332%) 내려갔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 오는 5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금리 결정에 나선다. 역시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421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73위안(0.105%) 높아졌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93달러(3.05%) 급등한 배럴당 65.1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오는 6일 열릴 예정이던 고위급 회담 장소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협상이 공회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회담 장소를 오만으로 옮기고 회담도 다른 국가들을 배제한 채 양자 형식으로 진행하자고 미국에 요구했다. 당초 회담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중동의 다른 국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미국이 이 같은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트럼프의 발언은 유가 상승에 불을 당겼다.
트럼프는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자신의 처지를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구실로 이란에 군사 개입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양측 대화가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압박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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