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AI의 역습' 공포에 증시 급락…채권↑달러 약보합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거래일 연속 밀렸다.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공포가 더욱 짙어지면서 전방위적 투매가 나왔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두드러진 강세 속에 일제히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불 플래트닝)
뉴욕증시 기술주의 급락 속에 위험회피 분위기가 심화하면서 국채가격을 강하게 밀어 올렸다. 30년물 입찰에 강력한 수요가 몰리면서 장기물은 강세 압력이 심화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달러는 뉴욕증시와 가상자산이 약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자 낙폭을 줄이며 보합권 수준까지 회복했다.
엔은 투기 세력의 숏 포지션 되돌림이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 속에 4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급락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 시한을 한 달로 제시하며 여유를 둔 데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가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9.42포인트(1.34%) 하락한 49,451.9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08.71포인트(1.57%) 내려앉은 6,832.76, 나스닥종합지수는 469.32포인트(2.03%) 급락한 22,597.15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까지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던 AI 테마의 역습이 시작되고 있다.
그간 AI가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은 강세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AI가 소프트웨어 서비스뿐만 아니라 금융과 엔터테인먼트, 심지어 부동산과 물류 사업 모델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기술은 2.65% 급락했으며 금융도 1.99% 밀렸다. 통신서비스와 임의소비재, 소재, 산업도 1% 넘게 떨어졌다.
프리덤캐피털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AI는 한때 소프트웨어 주식들을 급등시키고 극단적인 수준으로 멀티플을 끌어올렸던 유일한 요인이었다"면서도 "이제는 오히려 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AI로 코딩이 수월해지면서 제일 먼저 타격이 예상되던 소프트웨어 업종은 이날도 주저앉았다.
다우존스 컴퓨터서비스 지수는 5.17% 떨어졌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아우르는 대표적 상자지수펀드(ETF) IGV는 2.73% 하락했다.
디지털 광고 플랫폼 앱러빈은 4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20% 급락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0% 폭락했다. AI가 결국 사업 분야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기술 플랫폼 알트루이스트가 AI를 활용한 세무 관리 서비스를 내놓은 뒤 흔들리던 금융 서비스 주식들은 이날도 굴러떨어졌다. 자산 및 세무 관리마저 AI로 대체되면 고액 수수료의 자문 서비스를 덜 찾을 것이라는 논리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4% 넘게 떨어졌고 제프리스는 6% 넘게 밀렸다.
이날은 부동산 업종마저 급락했다. 다우존스 부동산 서비스 지수는 11.44% 떨어지며 이날 세부 업종별 지수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AI가 부동산 감정 평가 및 실수요 매칭, 규제 확인 등 상당수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다는 불안이 제기됐다. CBRE는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8.84% 떨어졌다. SL그린도 AI로 채용이 줄면 공실률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5% 하락했다.
심지어 트럭 운송 및 물류 회사도 AI 유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AI가 주요 화물의 운송 비효율성을 크게 줄여 업계의 서비스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트럭 운송 및 물류 기업 CH로빈슨은 주가가 14%, RXO는 20% 급락했다. AI 공포의 확산으로 대부분의 주식이 투매에 휩쓸렸다.
거의 유일하게 투매에서 살아남은 업종은 필수소비재였다. AI가 생필품과 먹거리까지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3.78% 올랐고 코스트코는 2.12% 상승했다. 소비 둔화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로 맥도날드도 2.74% 상승했다. 경기 방어주인 통신주도 대체로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금리동결 확률을 92.2%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3.17포인트(17.96%) 오른 20.82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6.90bp 굴러떨어진 4.103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4660%로 4.6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7300%로 8.40bp 급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66.00bp에서 63.70bp로 축소됐다. 지난달 하순 이후 최저치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물의 소폭 강세 속에 뉴욕 거래에 진입한 미 국채는 경제지표를 소화하면서 상승 모멘텀이 더 강해졌다. 이후 나스닥이 개장과 함께 빠르게 밀리자 국채금리도 이를 뒤쫓아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천건으로 전주대비 5천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2만2천건을 점친 시장 예상보다는 덜 줄어들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미국의 1월 기존주택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연율 환산 391만채로, 전월대비 8.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9.8%)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JP모건의 아비엘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에 대해 "최근 수치는 겨울 폭풍 이후 한파에 따른 상승 압력이 여전히 있을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실업보험 데이터는 아직 크게 우려스러워 보이지 않으며, 기온이 정상화됨에 따라 더 깨끗한 숫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시장을 놀라게 한 1월 고용보고서가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미 노동통계국(BLS)의 '생사 모델'(birth-death model) 변경이 작년 12월 대비 1월 비농업고용 증가폭을 7만명 확대하는 효과를 냈다고 추정했다. 생사 모델은 신생 기업 창업과 기존 기업 폐업에 따른 고용 변화를 추정하기 위한 모델로 매년 1월 연례 수정이 이뤄진다.
인프라캐피털어드바이저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은 주로 약한 고용에 초점이 맞춰져 왔는데, 그 주장은 (어제) 반박받았다"면서 "그것은 과잉 반응이었고,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보다 정상적인 3% 성장세는 결코 아니며, 그래서 우리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낙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과 은 가격은 오전 장 후반께 돌연 급락하며 눈길을 끌었다. 은 선물은 한때 11% 가까이 추락하기도 했다.
오후 1시 30년물 입찰이 실시된 뒤 결과가 발표되자 30년물을 중심으로 장기금리는 낙폭을 더 키웠다. 30년물 금리는 한때 4.7270%까지 하락, 작년 1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작년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4.10%를 밑돌기도 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5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신규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750%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825%에 비해 7.5bp 낮아졌다.
응찰률은 2.66배로 전달 2.42배에서 상승했다. 2018년 1월 이후 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전 신규 입찰 6회 평균치 2.36배를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2.1bp 밑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낮게 수익률이 결정됐다는 의미로, 2bp가 넘는 격차는 매우 드문 일이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프라이머리딜러(PD)가 가져간 비율은 5.9%로 6.1%포인트 급락했다.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9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3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2.2%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93.6%에서 소폭 낮아졌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42.4%에서 37.0%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2.68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3.222엔보다 0.534엔(0.349%) 하락했다.
지난 주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대승한 후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152.360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투기 세력의 달러-엔 숏 포지션 되돌림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외환 딜러인 나야 다쿠미는 "단기적으로 엔 매수, 달러 매도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리소나홀딩스의 이구치 게이이치 선임 전략가는 "월말이나 회계연도 말로 갈수록 수입 기업의 달러 매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상승을 두고 중장기적인 엔 강세 전환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경계했다.
유로-엔 환율은 181.23엔으로 전장보다 0.640엔(0.352%) 내려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705달러로 0.00005달러(0.004%) 낮아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6.913으로 전장보다 0.013포인트(0.013%) 소폭 낮아졌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천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22만2천건)를 웃돌았다.
그러나 달러는 오전 11시께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금 가격이 돌연 급락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더욱 큰 약세 압력을 받은 시점이다.
인공지능(AI) 모델이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 넘게 밀렸다. 비트코인도 장중 하락세로 전환해 6만5천달러대까지 굴러떨어졌다.
바이털널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AI는 대규모 자본 지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를 부양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순(net) 부정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AI가 기존 산업의 주식을 "파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인덱스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자 한때 97선을 살짝 넘어서기도 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6220달러로 전장보다 0.00008달러(0.006%) 소폭 올랐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2%)를 밑돌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의 사라 브리든 금융안정 담당 부총재는 이날 "만약 경제가 우리 예상대로 계속 전개되고, 충격이 없다면 다음 두 차례 회의 중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오는 3월 19일, 4월 30일에 열린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8973위안으로 전장보다 0.0111위안(0.161%) 내려갔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79달러(2.77%) 급락한 배럴당 62.84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란 핵 협상 문제를 두고 "그들은 매우 신속하게 합의해야 한다"며 "나는 원하는 만큼 그들과 대화할 것이고 협상 타결이 가능한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 데드라인에 대해선 "아마도 한 달 안"이라고 말하며 한 달 내로 협상이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2단계로 넘어갈 것인데 그것은 그들에게 매우 힘들 것이고 나는 그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유 시장은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을 유가 하락 재료로 삼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즉각 군사 개입에 나서기보단 한 달의 여유를 두고 협상하겠다고 밝힌 점에 위험 프리미엄이 감소했다.
세계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더 둔화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줬다.
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의 증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둔해질 것이라며 1월 공급 감소를 초래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공급 과잉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y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