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통화 맞나…흔들리는 3대 통화
  • 일시 : 2026-02-13 09:46:56
  • 안전자산 통화 맞나…흔들리는 3대 통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3대 안전자산 통화로 꼽히는 미국 달러, 일본 엔, 스위스 프랑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들 통화는 전통적으로 지정학적 혼란이나 경제 위기에도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인식됐지만,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추락하는 달러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글로벌 달러 지수는 지난해 9% 넘게 추락했고 올해 들어서도 추가로 약해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며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를 포함한 미국 자산을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 흐름이 촉발됐다.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와 부과 철회가 반복되며 압박이 이어졌다.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줄리어스 베어는 지난 12월 보고서를 통해 "변덕스러운 무역 정책은 달러 약세의 원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A)이 미국을 '지속 불가능한 부채 궤도'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역시 달러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훼손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달러의 안전 자산 지위는 신화"라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 널뛰는 엔

    일본 엔화는 작년 내내 널뛰기 행보를 보였으며 현재 아시아의 안전 자산인 엔화 주변에는 당국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작년 초순 156엔대에서 거래됐지만, 4월 들어 140엔선 밑으로 잠시 하락하는 등 2분기와 3분기에는 150엔선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들어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로 취임한 직후 급격한 엔화 약세로 달러-엔은 급반등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는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고, 일본 국채 장기 금리를 끌어올렸다.

    달러-엔은 지난 1월 159엔선까지 뚫고 올라갔으나 미국 당국의 '레이트 체크' 관련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152엔선까지 다시 낮아졌다.

    씨티은행은 "달러-엔 환율이 160엔선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엔화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정도 수준은 일본이나 미국의 시장 개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NG은행은 "달러-엔이 다시 한번 160엔 수준에 근접하겠지만 159엔선 부근에서 시장과 당국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흔들리는 프랑

    스위스 프랑은 스위스의 정치적 안정성과 낮은 부채 비율, 다각화된 경제 등으로 세계적인 안전 자산 통화로 평가됐었다.

    스위스 프랑화는 지난해 미국 달러 대비 10% 넘게 상승했다. 올해도 프랑 가치의 강세는 이어지며 달러 대비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월 말 연준 신임 의장 후보자 지명 소식과 함께 귀금속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스위스 프랑에서도 발을 빼는 모습이 관측됐다.

    달러-스위스 프랑 환율은 지난 1월 말 0.7591프랑에서 며칠 사이 0.78프랑 근처까지 급반등했다. 달러-스위스 프랑 상승은 스위스 프랑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그동안 꾸준히 강해진 데 따라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있다. 선진국들 사이에서 스위스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위스 프랑 강세는 자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에 추가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마틴 슐레겔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는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CNBC를 통해 "필요하다면 외환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위스 프랑은 달러나 엔화에 비해 여전히 안전 자산 지위는 공고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에버리의 매튜 라이언 시장 전략 헤드는 "달러와 엔은 최근 의심할 여지 없이 그 빛을 일부 잃어가고 있다"면서도 "스위스 프랑은 선택받는 최고의 안전 자산 통화로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은행 MUFG의 리 하드먼 외환 연구원은 "달러와 엔 모두 안전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정치적 격변으로 약해졌다"며 "장기적으로 스위스 프랑은 달러와 엔 등 다른 선진국 통화들 사이에서 최고의 가치 저장 수단임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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